이날 화재로 4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망자 가운데 한모(26.여) 씨와 이모(44) 씨는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기를 마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안모(67.여) 씨와 윤모(29.여) 씨는 병원에서 치료 중 숨졌다.
부상자 100명 가운데 10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 대부분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흡입해 부상하거나, 출구가 막히자 고층에서 뛰어내려 골절상을 입었다.
아파트 복도는 대피 주민들로 아수라장이 됐으며 저층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번지는 불길을 피해 아파트 1층으로 투신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연출됐다.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건물 안으로 진입했던 경찰관 2명도 부상을 당했다. 신곡지구대 소속 이재정(35) 순경은 3층 창문에서 에어메트로 뛰어내려 왼쪽 팔과 눈 부위에 골절상을 입었다. 연기를 마신 임성규(36) 순경은 7층에서 사다리차로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불은 아파트 1층 우편함 옆에 있던 A 씨의 4륜 오토바이에서 최초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가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위층으로 올라간 뒤 불이 난 장면이 확인됐다.
이후 지상 1층 주차장에 있던 차량 20대 모두에 불이 옮겨 붙으면서 연기가 급속히 확산됐다.
불길은 인화성 물질과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건물 윗층, 10층과 15층짜리 옆 건물 두 동으로 번졌다. 인근 4층짜리 건물과 주차타워, 다가구주택, 단독주택 2곳 등도 피해를 입었다.
이날 화재 진압에는 소방차 119대, 헬기 4대 등 장비 155대와 소방관 526명 등 총 732명이 동원됐다. 하지만 진입로가 좁고 건물간 거리가 가까워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병원에 입원한 A 씨의 상태를 보고 조사할 계획이다. 방화, 실화, 자연 발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77명의 이재민이 인근 경의초등학교에 마련된 임시대피소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