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구자철, '득점왕'은 죽지 않았다

오만과 조별예선 1차전서 맹활약하며 MOM 선정

구자철은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에서 최근 부진을 씻고 맹활약하며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됐다.(자료사진=대한축구협회)
구자철(마인츠)이 멋지게 돌아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A조 1차전에서 조영철(카타르SC)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1960년 이후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슈틸리케호’는 오만전에서 승점 3점을 얻었다. 생각처럼 경기가 풀린 것은 아니었지만 목표로 했던 결과를 얻었다는 점에서는 분명 기분 좋은 소식이다. 특히 이 경기에서 ‘슈틸리케호’는 조영철의 A매치 데뷔골로 승리했지만 최근 부진을 딛고 맹활약한 '지난 대회 득점왕' 구자철의 부활이 반갑다.

구자철은 ‘슈틸리케의 황태자’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최근 축구대표팀에서 맹활약하는 남태희(레퀴야)를 대신해 선발 투입됐다. 남태희는 훈련 도중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대회 득점왕 구자철이 빈자리를 대신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소속팀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이후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았던 구자철은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자신의 주장 완장을 기성용(스완지시티)에게 내줬다. 하지만 구자철은 실전에 강했다.


‘제로톱’ 역할을 맡은 조영철의 바로 아래에 배치된 구자철은 전반 6분 중거리 슈팅으로 두꺼운 수비로 경기에 나선 오만을 흔들기 시작했다. 오만이 5명의 수비수를 배치할 정도로 웅크리고 있었기 때문에 구자철의 중거리 슛은 상대 수비를 흔드는 첫걸음이었다.

좁은 상대 수비의 빈틈 사이를 파고드는 구자철의 움직임에 오만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린 기성용의 긴 패스가 더해지며 오만 수비가 무너졌다. 결국 이 경기에서 나온 유일한 득점도 구자철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역습 상황에서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은 상대 진영으로 빠르게 돌파했고,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낮고 빠른 슈팅을 시도했다. 비록 오만의 골키퍼 알리 알 합시(위건)이 몸을 날려 구자철의 슈팅은 막았지만 이를 따라 쇄도한 조영철까지는 막지 못했다.

구자철은 후반 12분에는 같은 팀에서 활약하는 박주호가 크로스한 공을 상대 문전에서 완벽한 헤딩슛까지 선보이며 자신의 부활을 확실하게 알렸다. 비록 공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지만 워낙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알 합시 골키퍼는 공을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하고 걷어내야 했다.

결국 구자철은 상대 선수의 거친 수비에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풀 타임 활약했고, 결승골의 주인공 조영철을 제치고 경기 최우수선수(MOM)까지 수상했다.

구자철의 맹활약은 대표팀에 분명한 호재다. 단순하게 선수 한 명의 부활뿐 아니라 남태희와 경쟁을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구자철-남태희의 경쟁은 역대 최약체 공격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이번 대표팀에게는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자 3일 뒤 열릴 쿠웨이트와 조별예선 2차전을 준비하는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행복한 고민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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