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경찰서는 9일 오전 중간 수사결과를 통해 살인과 방화 혐의로 긴급체포한 이모(41·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 30분쯤 양양군 현남면 정자리 박모(39·여)씨의 집에 찾아가 박씨와 삼남매 등 일가족 4명에게 수면제를 넣은 음료수를 먹인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씨는 숨진 박씨와는 아주 가깝게 지내던 이웃이며 지난 2013년 9월 박씨에게 1천800만 원을 빌렸으나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 빚 독촉을 받아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과정에서 지난달 26일에는 뇌성마비 장애가 있는 자신의 아들에게 박씨가 욕설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같이 끔찍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씨는 범행 직후 자신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해 오히려 숨진 박씨에게 돈을 빌려준 것처럼 속여 유족들에게 돈을 받으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경악케 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양양군 현남면 정자리 박씨의 집에 불이나 출동한 소방대원에 의해 1시간 여 만에 진화됐지만, 박씨와 함께 13살과 6살 난 아들, 9살 딸 등 일가족 4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사건 직후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집안에서 휘발유 흔적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또한 사건 당일 이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박씨의 집 인근 CCTV에 포착된 사실을 확보한 경찰은 처음부터 이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이후 탐문수사 등을 통해 수면제와 휘발유를 구입한 행적 등 여러 정황 증거를 확보했으며 지난 8일 오후 3시 50분쯤 서울시 강남대로 인근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거짓 진술을 통해 수사에 혼선까지 주는 치밀함을 보였다"며 "공범 여부와 또 다른 범죄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