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분위기 반등이 쉽지는 않다. 오히려 최근 3년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
야구에서, 특히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센터 라인이다. 포수-키스톤 콤비(2루수, 유격수)-중견수로 이어지는 라인이 바로 센터 라인인데 KIA는 이 라인이 무너졌다. 키스톤 콤이인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은 동시에 입대했고, 중견수 이대형은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kt로 이적했다.
3할급 타자들이 줄줄이 빠졌으니 타격은 당연히 문제.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수비다.
그나마 외야는 사정이 좀 낫다. 김주찬, 신종길, 김원섭 등 외야 자원이 있어 숨은 쉴 수 있다. 여기에 박준태 등 유망주들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
문제는 키스톤 콤비 자리다. 안치홍과 김선빈 모두 수비에는 일가견이 있다. 안치홍은 100경기 이상을 뛴 6시즌 중 4시즌을 실책 10개 이하로 막았다. 김선빈 역시 올해 부상으로 3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수비는 일품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안치홍과 김선빈의 빈 자리가 상당히 크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던 선수들이 동시에 빠져나갔다"면서 "이를 메우는 것이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마무리 캠프에서 최용규, 강한울, 박찬호 등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현재로서 키스톤 콤비 찾기는 빈 도화지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수준이다. 스프링캠프까지 다양한 연구와 시도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용규와 강한울, 박찬호가 차기 키스톤 콤비 후보다. 이 중 강한울은 올해 김선빈 대신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4리에 실책 11개를 기록했다. 단 스프링캠프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박기남과 김민우 등 베테랑들이 중용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바로 주루 플레이다. 안치홍과 김선빈, 이대형은 타격과 수비 뿐 아니라 빠른 발로도 상대를 괴롭혔다.
KIA는 지난해 121개(4위)의 팀 도루를 기록했다. 이 중 안치홍이 19개, 이대형이 22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단순 기록만으로 41개의 도루가 빠진다. 여기에 지난해 부활한 이대형의 도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김선빈 역시 부상 이전인 2012년과 2013년 평균 29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그나마 KIA가 장점으로 내세웠던 발마저 느려지는 셈이다.
이처럼 센터 라인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다. 자칫 잘못하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의 10위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KIA가 받아들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