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항상 아시아의 최강을 꿈꿨다. 월드컵 무대에서 한국보다 우수한 성적(2002년 4강 진출)을 거둔 아시아 국가는 없다. 그러나 한국 축구가 진정 아시아의 맹주인가에 대한 물음에 확답을 하기는 어려웠다.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아시안컵 무대에서는 오랜 기간 고개를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이 55년 만의 정상 등극을 노린다. 오는 9일 호주에서 개막하는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1960년 대회 이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은 1956년과 1960년 대회 우승을 차지한 후 한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1960년 대회는 서울에서 열렸다. 개최국 이점을 등에 업은 대회다.
슈틸리케호가 55년 만에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라이벌 국가들을 넘어야 한다. 무엇보다 개최국 이점을 갖고 있는 호주가 경계대상 1호다.
한국과 호주는 나란히 A조에 속해 있다. 호주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00위. 69위인 한국보다 많이 낮다. 그러나 호주는 FIFA 랭킹을 의식하지 않는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을 끌어올리고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겠다는 각오다.
호주는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베테랑 공격수 팀 케이힐이 여전히 간판선수로 군림하고 있다. 다만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17일 열리는 예선 3차전 상대는 호주다. 이 경기를 통해 호주의 전력을 가늠해볼 수 있다.
다른 우승후보들은 잠재적인 4강 상대인 C조와 D조에 몰려있다. C조에 이란이, D조에 일본이 있다.
이란은 최근 한국의 천적같은 존재였다. 한국은 최근 3연패를 기록 중이다. 작년 11월 원정 평가전에서 0-1로 졌다. 재작년에는 '주먹감자' 사건도 있었다.
자바드 네쿠남을 앞세운 이란의 전력은 탄탄하다. 특히 수비가 강하다. 다만 11월 원정을 통해 드러난 이란의 전력은 예전만큼 매섭지는 않았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은 일본이다. 아시안컵에서만 4차례 정상에 올랐다. 1992년, 2000년, 2004년, 2011년 대회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2011년 대회 MVP 혼다 게이스케를 앞세운 일본은 가가와 신지를 비롯해 유럽파 다수가 출동했다. 탄탄한 조직력이 강점이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멕시코 출신의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이 승부조작 혐의로 스페인 검찰로부터 고발을 당한 상태라 대회 전부터 잡음이 많았다. 이 부분이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