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논란' 신은미씨 책 우수도서 선정 취소

기준과 절차 없는 '정치적 결정' 의혹 일어

‘종북 콘서트’ 논란의 당사자인 재미동포 신은미(54) 씨의 책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네잎클로바)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문학도서 목록에서 7일 제외됐다.


선정된 도서가 취소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 씨의 책은 2013년 6월 문인과 공공도서관 관계자 등 10여 명의 심사를 거쳐 150종의 다른 도서와 함께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저자가 ‘북 콘서트’를 시작한 이후 종북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북한 찬양 및 고무)로 수사를 받자, 신 씨 책의 선정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사업 위탁자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은 이날 홈페이지에 “신은미씨 저서와 관련해 문화부로부터 문학나눔 대상 도서 취소에 따르는 조치를 요청받아 해당 도서를 목록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전례가 없는 이번 소동에 출판계나 문화계는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이다.선정 당시 문제가 없다던 책을, 정해진 기준과 절차도 없이 저자의 성향을 문제 삼아 선정 취소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결국 정치적인 결정이라는 의혹으로 밖에 이어질 수 없다.

앞서 12월 극우단체와 일부 보수언론은 이 책과 저자를 ‘종북’으로 성토하고 나섰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 책이 “편향되고 왜곡됐다“고 지적하고 “종북콘서트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우려스러운 수준에 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홍원 국무총리 역시 같은 달 국무회의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재미동포의 책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돼 논란이 되고 있다”며 “선정 절차 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총리 발언 하루 뒤인 31일 문화부와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측은 회의를 열어 신 씨 책을 우수문학도서 목록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편 '북 콘서트' 활동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신 씨는 15시간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8일 새벽 귀가했다.

보수단체의 고발에 따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미국 국적인 신 씨를 강제출국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신 씨는 “오히려 내가 마녀사냥식 종북몰이 및 사제폭탄 테러까지 당한 피해자”라고 말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