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FA 시장 최고액은 최정(SK)이 썼다. 4년 86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하지만 가장 화제를 모은 FA는 최정이 아닌 장원준(두산)이었다. 88억원이라는 롯데의 제안을 뿌리치고 84억원에 두산 유니폼을 입었기 때문이다. 4억원 차이에 불과하지만, 88억원과 84억원의 의미는 다르다.
그렇다면 왜 장원준은 부산을 떠나 낯선 서울로 향했을까.
장원준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롯데에 계속 있을 때 두산을 상대 입장에서 보면 팀 컬러가 탄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번쯤 두산에서 야구하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오게 됐다"면서 "금액을 떠나 야구를 하는데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다. 새로운 분위기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에 맞는 팀이 두산이었다"고 설명했다.
부산고 출신인 장원준은 프로에서도 줄곧 롯데에서만 뛰었다. 2004년 데뷔했으니 롯데에서만 9년(군복무 제외)을 활약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로 남을 수도 있지만, 새로운 전환점이 필요했다는 의미다.
여기에 넓은 잠실구장도 장원준이 두산행을 결정한 요인 중 하나다.
장원준은 "잠실이 가장 큰 구장이라 장타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서 던지는데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면서 "두산 입단에 영향을 준 것도 없지 않아 있다"고 덧붙였다.
총액 84억원. 장원준은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비싼 투수가 됐다. 그만큼 목표도 커졌을 터. 하지만 장원준은 개인 성적보다는 두산의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두산이 우승을 한다면 장원준 자신도 어느 정도 성적을 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 못했기 때문에 올해는 꼭 플레이오프를 넘어 우승하는데 큰 역할을 하겠다. 팀이 우승한다면 뒤에 따라오는 것이 성적이다. 개인 성적보다 팀이 우선"이라면서 "경기수가 늘어났기에 170이닝 이상은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장원준이 오면서 투수 로테이션도 좋아졌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아졌다. 부담을 가질 수 있으니 편하게 하라고 했다. 자기 실력대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시즌 끝날 때까지 지켜주면 만족한다. 승수는 뒤에 따라온다"고 강조했다.
시즌 개막 때까지 준비할 부분도 있다. 일단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 체력적인 부담이 있었기에 그 부분을 보완할 계획.
장원준은 "지난해 아무래도 체력이 부족했다. 1군과 2군은 달랐다. 이번에는 체력 훈련을 많이 해서 올해는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도록 진행하고 있다. 구종 개발보다는 제구력을 가다듬으려 한다"면서 "두산에 좋은 투수가 많은데 유희관의 제구력이 좋기에 제구력이 더 좋아지는 법에 대해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