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김주성은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6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2002년 프로에 데뷔한 김주성(통산 리바운드 3,835개)은 조니 맥도웰(3,829개)를 제치고 이 부문 역대 2위에 올랐다.
리바운드 4,000개를 달성한 것도 아니고 부동의 1위 서장훈(5,235개)의 기록을 넘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역대 2위다. 그 자체 만으로도 대단하다.
후배들이 넘기 쉬운 기록도 아니다. 데뷔 후 평균 5.9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창원 LG의 김종규가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경우 김주성의 기록을 깨기 위해서는 앞으로 11시즌 동안 부상 결장없이 뛰어야 한다.
전자랜드는 김주성이 쌓은 기록의 가치를 잘 알고 있었다. 원정팀 선수를 위해 안방을 내줬다.
김주성이 단독 2위로 올라설 때 잡은 공을 김주성에게 선물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이 직접 했다. 하프타임 때는 인터뷰를 포함한 축하 이벤트가 개최됐다. 인천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건넸다.
전자랜드 구단과 인천 팬들은 김주성을 원정팀 선수가 아닌 프로농구의 '레전드'로 대우했다.
김주성은 "오늘 다른 팀 선수인데도 축하해주는 전자랜드 팬들의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고마워 했다.
전자랜드는 때로 승부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이벤트를 찾아 잘하는 구단으로 유명하다.
서장훈은 지난 2013년 3월10일 부산 KT 유니폼을 입고 인천을 방문했다. 정규리그 경기가 열리는 평범한 날로 기억될 수도 있었지만 전자랜드가 직접 나서 그 날 경기의 의미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당시 KT와 전자랜드의 경기는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한 서장훈이 인천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서장훈은 전자랜드에서 뛴 2010-2011시즌 팀이 인천 프렌차이즈 사상 최고 승률(38승16패) 및 최고 성적(정규리그 2위)을 올리는 데 기여한 선수다.
전자랜드는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았다. 서장훈이 전자랜드 시절 쌓아올린 업적이 담긴 금판 명함을 제작, 선물했고 서장훈이 입었던 사인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건넸다. 옛 동료들은 꽃다발을 전했다. 서장훈은 마지막 인사말을 전하는 자리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프로농구에 따뜻한 문화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는 전자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