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의 로이즈시장 재진출은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글로벌 전략을 추진 중인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의지도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 부회장의 금융글로벌화 전략의 첫번째 액션 플랜인 셈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998년 진출했다가 1년 만에 사업을 접고 철수했던 로이즈시장 재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최근 로이즈시장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의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는 재보험사 ‘코리안리’에 로이즈시장 진출에 대한 내용을 문의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해외사업부에서 코리안리 담당부서에 로이즈시장 진출 관련 내용을 문의한 것은 맞다"면서도 "로이즈시장 재진출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로이즈 시장은 3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글로벌 보험시장의 중심지로 로이즈 시장에서 개별 보험업자들은 보험인수와 관련해서는 경쟁을 하면서 같은 위험에 대해 개별 보험업자간 전혀 다른 인수조건을 제시하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이에 로이즈 시장은 선진 보험시장의 언더라이팅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자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을수 있다는 의미에서 해외진출을 꾀하는 국내 보험사들에게 꿈의 시장처럼 평가돼 왔다.
삼성화재는 1998년 자본금 1천만파운드(당시환율 우리돈 160억여원) 규모의 신디케이트(Syndicate, 보험사업자 조합 등)를 로이즈 시장에 설립해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삼성화재는 삼성그룹의 해외 물건 위주로 위험을 인수하는 등 안정성이 높은 전략을 구사했지만 외환위기로 인한 원화약세와 삼성전자 첨단제품들이 세계 각국에서 도난당하는 사고가 이어지는 등 대내외 악재에다 재무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돼 로이즈 시장 진출 1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이와 관련해 한 보험사 고위관계자는 "당시 삼성화재가 (위험을 인수할 때)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인수해 (로이즈 시장 진출에) 실패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즈 시장 진출에 실패한 이후 삼성은 베트남 법인(삼성베트남합작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삼성투구보험), 브라질법인(삼성보험컨설팅유한회사), 중국법인(삼성재산보험(중국)유한공사) 운영 등을 통해 쌓은 해외영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로이즈 시장 재진출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화재의 이번 로이즈 시장 재진출 검토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글로벌 금융플랜을 가시화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지분 보유(각각 0.1%)에 나선데 이어 같은 달 삼성그룹 영빈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도쿄해상과 중국국영보험사인 중국인민재산보험공사(PICC)대표 등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시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같은 행보가 금융 사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들이 이어졌다.
이 부회장이 후계 구도를 굳힌 뒤에는 관심분야인 금융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화재가 로이즈 시장에 재진출하게 된다면 이 부회장의 글로벌 금융 플랜의 첫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