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에 이어 소까지 방역망이 뚫리자 농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안성시 죽산면의 해당 농장은 왕복 4차로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다. 농장 주변에는 민가 6∼7채가 있지만 논밭을 사이에 두고 띄엄띄엄 떨어져있어 한적하다.
그러나 불과 해당 농장 반경 500m 이내에 소 사육 농장 6개가 있어 방역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농가 한 개동 주변에는 '출입금지'라는 문구가 적힌 차단선이 빙 둘러져있어 차량과 인원 등 외부인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이날 오전부터 농가 주변을 돌며 소독약을 뿌렸던 방역 차량은 오후에 들어서도 계속 소독 작업을 진행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다른 소들에게서 이상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다해도 언제 확진 판정을 받을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라며 "다른 축사 농가에도 확산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 한우사육 농민은 "구제역 예방접종을 정기적으로 했고 축사 주변 소독도 철저히 했는데 인근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해 눈앞이 깜깜하다"며 "우리 농장 뿐만 아니라 다른 농장들도 무사하길 바랄 뿐"이라고 걱정했다.
구제역이 확진 된 해당 축사에선 전날 밤 소 47마리 중 1마리가 사료를 잘 먹지 못하고 침을 흘리는 증상을 보였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해당 소에서 발굽에서 피가 나는 등 구제역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예방하는 차원에서 살처분한 뒤 농가 주변에 묻었다"며 "나머지 소들은 현재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으나 약 3주 후 정밀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백암면 돼지 농장 인근 주민들도 긴장되는 건 마찬가지.
원삼면 두창리 돈사에서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소 사육 농장이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배가 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두창리와 가재월리 돼지농장 2 곳 출입구에 안내판을 세워놓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구제역 증상을 보인 두창리 돼지 3마리와 가재월리 돼지 20마리를 모두 살처분 했으며 같은 우리에 있던 돼지들의 상태를 계속 지켜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경기도내 구제역이 발생한 가축 농장은 지난달 확진 판정을 받은 이천시 장호원읍 돼지농장을 포함해 모두 4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