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에서 강모(48)씨가 아내 이모(48)씨와 큰 딸(13), 작은 딸(8)을 목 졸라 살해했다.
큰딸이 숨진 작은 방에서는 ‘처와 아이들에게 미안하다, 못난 나는 죽어야겠다’는 취지의 글이 적힌 노트가 발견됐다.
또 ‘통장을 정리하면 돈이 있을 것이다, 부모님 병원비에 보태면 될 것’이라는 글도 적혀 있었다.
현재 강씨는 범행 직후 119에 전화를 걸어 처와 아이들을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고 신고한 뒤 잠적한 상태다.
경찰은 유서 등을 토대로 생활고 비관으로 인한 충동적 살해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강 씨 등이 살던 집이 서초동의 고가 아파트라는 점에서 다른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 가족을 알고 지냈다는 아파트 주민은 기자와 만나 “그제까지 강씨 부인과 만나 커피를 마시면서 자녀들 영어공부와 다니고 있는 논술, 과학 학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강씨가 회계 업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생활고를 겪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또, 강씨가 최근 둘째 딸과 함께 아파트 앞에서 다정한 모습으로 줄넘기를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주민도 있었다.
다만, 강씨 소유의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지난 2004년 구입한 뒤 2012년 11월 채권최고액 6억 원 근저당 설정된 점으로 볼 때 경제적 상황이 악화됐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경찰은 숨진 아내와 딸들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