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회장, 여직원에게 세뱃돈 10만원씩 쏜 이유?

조양호 회장 신년사 도중 설움에 '울컥'… 대한항공·아시아나 엇갈린 새해맞이

우리나라 항공 산업의 양대 산맥인 한진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엇갈린 분위기에서 새해를 맞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은 여직원들에게만 세배를 받아 눈길을 끌었고,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직원들 앞에서 복받친 설움을 토해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은 4일 그룹 주력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350여명과 함께 서울 북한산 산행에 나섰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2시간 30분 동안 산행을 마친 박 회장은 북한산 아래 한 대형 식당에서 아시아나항공 여직원 120여 명으로부터 새해맞이 세배를 받고 이들에게 1인당 10만원씩 세뱃돈을 줬다.

이날 여직원들은 4~5명씩 조를 나눠 돌아가며 박 회장에게 세배를 했다. 반면, 박 회장은 이날 함께 산행에 나선 남자 직원들의 세배는 받지 않았다.

◇ 아시아나그룹 여직원만 세배 '특이한 그룹 전통'


박 회장의 '특별한' 격려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매년 초 여직원들에게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주는 것은 오래된 관례"라며 "세뱃돈은 박회장 사비로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박회장은 이번 주말에는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금호타이어 임직원들과 함께 산행을 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박 회장은 매년 각 계열사 임직원들과 돌아가며 산행을 해왔으며, 산행을 마친 뒤 여직원들로부터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지급해왔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지난 2009년 유동성 위기로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갔었으며, 지난 5년 동안 박 회장 주도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금호산업은 지난해 11월 채권단으로부터 조건부 워크아웃 졸업을 승인받았다. 금호산업과 비슷한 시기에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12월 채권단 자율협약을 졸업했고, 금호타이어도 워크아웃에서 벗어났다.

◇ '땅콩 회항' 오너 딸 구속… 대한항공 시무식 침통

반면 이른바 '땅콩 회항'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한항공의 모 회사 한진그룹은 조용한 시무식을 진행했다. 외부 공개 없이 내부 임직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치러졌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5일 오전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시무식을 갖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와 각오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해 불미스러운 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드린 점,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모든 임직원 여러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국민들과 임직원들에게 거듭 사과했다.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오늘 이 아침, 밝고 희망찬 화두 대신 준엄한 반성과 자성의 말씀부터 드리게 되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말문을 연 조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는 과정에서 '울컥'한 듯 말을 잇지 못 하다 곧바로 단상 아래로 내려왔다.

결국 신년사는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대독했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시무식에서 조 회장은 최근 구속된 큰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을 계기로 사내에 '소통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조 회장은 "조만간 회사 내 각 부문 및 사외의 덕망 있는 분들로 소통위원회를 구성하고 얼굴을 맞대며 의견을 수렴해 기업문화를 쇄신 하겠다"며 회사 운영 전반에 대한 획기적 쇄신을 위해 불합리한 제도·관행 등 시스템 재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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