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는 2007년 이랜드 홈에버 사태를 모티브로, 노동 문제를 정면에서 다룬 첫 상업영화다.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서는 대형마트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싸움을 사실적으로 그려, 우리 시대 노동의 참담한 현주소를 끄집어냈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이 영화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뿐 아니라, 고용불안에 내몰리게 된 마트 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합류, 엄마가 농성장에 발이 묶인 탓에 막막해진 생계를 잇고자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든 자식들의 처지까지 비춘다.
이를 통해 노동 문제가 특정 계급의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의 지속가능한 삶과 직결된 것임을 길어 올린 점은 카트의 최대 미덕으로 꼽힌다.
카트는 개봉 당시 외화 강세로 상영관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뜻 있는 관객과 극장 측의 도움으로 지난달 8일부터 대한극장과 인디스페이스에서 장기상영에 들어갔다.
이 영화는 장기상영 당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명진 스님, 함세웅 신부 등 사회·문화·종교계 지도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영화를 함께 본 데 이어, 정동영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전태일 재단, 외환은행 노동조합 노조원, 교사·학생 등 각계 각층의 자발적인 단체관람으로 강인한 생명력을 증명했다.
카트는 7일 대한극장에서 종영을 앞두고 있다(인디스페이스에서는 15일까지 상영).
이에 따라 제작사 명필름은 5일 부지영 감독이, 6일과 7일 제작자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 이은 대표가 각각 참석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열고 영화 카트가 남긴 것들을 짚어볼 예정이다.
부지영 감독은 최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의 키워드로 '공감'과 '연대'를 꼽았다.
부 감독은 "고용불안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소시민만의 공감과 연대가 아니라, 이대로 가다가는 결국 부메랑을 맞게 될 상위 몇 %의 사람까지 상생을 고민해야만 하는 공감과 연대"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