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김대명 (드라마 '미생' 김대리 역)
2014년 겨울,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이 드라마에 울고 웃었습니다. 매일매일 하루를 버티는 직장인들의 현실을 그린 작품, 다들 아시겠죠? 바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입니다. 이례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수많은 명대사를 남겼고 드라마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미생 열풍'을 몰고 왔습니다. 다가온 2015년, 더할 나위 없는 '완생'을 꿈꾸면서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드라마 속 영업 3팀의 한 분을 모셨습니다. 굉장히 바쁜 분인데 (웃음) 오늘 특별히 뉴스쇼를 위해서 나와 주셨네요. 드라마 '미생'의 '뽀글머리 김대리', 배우 김대명 씨를 연결합니다. 김대명 씨 안녕하십니까?
◆ 김대명> 안녕하세요.
◇ 박재홍> 반갑습니다.
◆ 김대명> 반갑습니다. 김대명입니다.
◇ 박재홍> 드라마는 끝났지만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더 바빠지셨죠?
◆ 김대명> 일단은 뭐 드라마 촬영하면서 못했던 일들을 계속 다 정리하고 있어서요. 잘 지내고 있습니다.
◇ 박재홍> 무엇보다 뽀글머리에 편한 셔츠 차림의 김대리로 6개월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셨습니다. 강소라 씨의 경우에는 드라마가 끝이 나니까 '직장에서 잘린 기분이다' 이런 말을 했는데요. 김대명 씨는 어떠세요?
◆ 김대명> 일단은 아직까지도 '드라마 촬영이 끝난 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아직도 대본이 가방에 다 있어요. 그래서 가방에서 꺼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네요.
◇ 박재홍> 아직까지 가방에 대본을 갖고 있다는 말씀이시고요. 드라마는 첫 번째 작품이셨는데 어떻게 김 대리와 만나게 되신 거예요?
◆ 김대명> 일단은 오디션을 봤고요. 오디션 볼 때는 사실 김 대리 역할을 맡을지 안 맡을지는 몰랐었어요. 일단은 오디션이 끝나고 나서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기다리고 있었죠.
◇ 박재홍> 그럼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님이 왜 김대명 씨를 김대리 역할로 캐스팅 했을까요?
◆ 김대명> 특이하게도 감독님이 '방황하는 칼날'이라는 영화를 보시고, '한번 김대리 역할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셨대요. 그런데 그 영화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많이 못된 악역이었거든요.
◇ 박재홍> 그렇잖아요.
◆ 김대명> 그래서 그 부분이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그런 악역의 모습에서 어떻게 김 대리의 모습을 보셨을까 싶어서요.
◇ 박재홍> 영화 작품과의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미생'과 연결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고요. 제가 포털 사이트에 '김대명'을 딱 검색했을 때 사진이 나오지 않습니까? 사진을 보고 죄송하지만 (웃음) 조금 놀랐습니다. 굉장히 멋지고 잘생긴 배우가 나타나서.
◆ 김대명> (웃음) 죄송합니다.
◇ 박재홍>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 '미생'의 김대리와 원래 배우로서의 김대명 씨의 모습이 다른 것은 아닌가, 또 작품을 위해서 많이 변신하신 것이 맞습니까?
◆ 김대명> 사실 그 캐릭터에 어느 정도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또 거기에 맞추기 위해서 겉으로는 정장을 입는 방식이라든가, 아시겠지만 헤어스타일이나 덩치 같은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했고요. 좀 더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말투까지도 많이 고민을 했죠.
◇ 박재홍> 그런데 일반회사 생활은 한 번도 안 해 보신 거잖아요.
◆ 김대명> 네.
◇ 박재홍> 짧은 시간이었지만 드라마를 통해서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삶을 살아보신 소감이 있을까요?
◆ 김대명> 일단은 현재 제 주위에 회사생활을 하는 대리 정도 또래의 친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사실 전에는 제 친구들이 고민하고 항상 가지고 있는 고충들을 몰랐는데 지금은 그런 걸 안고 사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사실 건물을 세워주고 다리를 들고 이런 것이 슈퍼맨이 아니고, 정말 아침에 출근해서 일하고 또 점심 먹고 일을 하고 저녁에 야근을 하고 술자리를 해야 되고 이런 모습들이 '정말 제 주위에 슈퍼맨이 많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대명> 그럼요. 정말 틀에 박힌 이야기가 아니고 저희 오 차장님께서 대기실이나 촬영현장이나 큰 차이 없이 저희 영업 3팀 식구들이나 원 인터내셔널 식구들을 정말 많이 챙겨주셨어요. 거의 식사도 항상 같이 하고 사적인 고민이나 연기적인 고민이나 먼저 얘기를 들어주시고 손 내밀어주시고 그랬죠.
◇ 박재홍> 그러면 실제로 영업 3팀끼리 밥도 많이 먹고 회식 같이 연기 외적인 모임도 많이 하셨습니까?
◆ 김대명> 밥은 하루에 2끼씩 항상 같이 먹었고요. (웃음) 저희 포상휴가 갔을 때 얘기를 좀 많이 했죠.
◇ 박재홍> 포상휴가 가서 모든 연기자들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겠네요. 그런데 세트장 첫 촬영에서 손까지 덜덜 떨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 촬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딱 하나만 꼽으신다면?
◆ 김대명> 일단 지금 돌아보며 생각을 했을 때, 마지막에 저희 오 차장님이 회사를 관두시고 회사를 나가는 저녁 날 했던 회식 장면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마음이 굉장히 먹먹하더라고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저희 영업 3팀, 팀원 넷이 고기 집에서 회식을 하면서 차장님을 마지막으로 환송하는 그런 자리였는데 그게 참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 박재홍> 드라마가 실제 삶처럼 마음에 감동을 주셨나 봐요?
◆ 김대명> 좀 그런 게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 박재홍> 저는 드라마 보면서 우리 김 대리님이 했던 대사 중에 기억 나는 게, 장그래한테 했던 말인데요. "향수 냄새 맡아볼래?" 애드리브를 하셨잖아요. (웃음) 실제로 향수 쓰세요?
◆ 김대명> 향수요? 아니요, 향수는 지금은 안 쓰고 있고요. 그냥 빨래나 잘해서 옷을 깨끗하게 입고 다니는 편입니다.
◇ 박재홍> (웃음) 빨래를 잘해서 깨끗하게 입고 간다? 그럼 2015년 새해에는 결혼하셔야 되잖아요.
◆ 김대명> 하아… 그러니까요, 언젠가 하기는 해야 할 텐데 언제가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 박재홍> 그래요. 새해에도 좋은 일 더욱 많이 있으시면 좋겠고.
◆ 김대명>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제 2015년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미생'의 김 대리가 대한민국의 모든 미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어떤 게 있을까요?
◆ 김대명> 사실 지금 김 대리나 제 나이 또래의 직장 다니는 많은 친구들이 과도기의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회사에서는 위에는 상사나 밑에 신입이 있을 것이고, 중간단계에서 조율하는 많이 힘든 위치에 있을 것이고요. 사회적으로는 아까 말씀하셨지만 결혼도 해야 하고 결혼한 친구는 아이도 낳아야 하겠고요. 그리고 경제적인 부분이나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모든 부분에서 굉장한 과도기를 겪고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시기가 아닐까?'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좋은 마음으로 버티고 이겨내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항상 모든 김대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 박재홍> 2015년에 우리 '미생'의 모든 김대리 같은 우리 미생들. 행복해라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 김대명> 그들이 행복하기를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 박재홍> 많이 응원이 됩니다. 새해에 더 좋은 작품으로 또 시청자들에게 인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대명> 정말 감사합니다.
◇ 박재홍> 화재의 드라마 '미생'의 김대리역을 맡았던 분이었습니다. 배우 김대명 씨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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