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아이들과 국민들을 위한 '엄마의 밥상' 행사

세월호 특별법 시행 첫날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 진실을 밝혀달라" 촉구

세월호 유가족들은 을미년 새해 첫 날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 합동분향소 앞에서 가슴에 묻은 아이들과 국민들이 함께 나누는 '엄마의 밥상'을 차렸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분향소 앞에 모여 초대한 손님들의 밥상을 차리고 떡국을 끓여 정성스럽게 밥상위에 올려 참가자들과 함께 나눠먹었다.

이 날은 세월호 참사 발생 8개월째이며, 2015년 새해를 맞아 세월호 특별법이 시행된 첫날로 국민들에게 진실규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을 촉구하는 자리였다.


이 날 행사장에는 유가족 50여명과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 민주당 우윤근 원내대표, 이석현, 전해철, 백재현 의원 등 10여명과 천호선 정의당 대표, 심상정 의원, 제종길 안산시장, 성준모 안산시의장 등 정치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세월호 참사 8개월째이며 을미년 새해 세월호특별법 시행 첫날을 맞아 세월호 특별법을 통해 진실규명이 밝혀질 수 있도록 국민들에게 관심을 호소하는 의미로 마련됐다고 유족들은 밝혔다.

단원고 희생자 고 안주현군의 어머니는 편지를 통해 "새해 첫날 정치인들을 떡국 행사에 초청한 이유는 이런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서"라며 "정부는 반드시 선체 인양을 해서 9명의 실종자를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가족대책위 전명선 위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예전 같으면 벅찬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하겠지만 지금 가족들은 416이후 295명 희생의 아픔을 가슴에 묻고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아홉 분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이 돈을 중시하는 부도덕한 사람들로 인해 발생한 세월호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국회, 법원이 나서야 한다"며 "진실을 밝혀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416 참사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시작되는 진상규명이 활발히 진행돼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해가 되어야 한다"며 "국민들과 시민사회, 유가족들이 힘을 모아 특별조사위원회 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팽목항에는 돌아오진 못한 실종자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저 찬 바다 속에 쓰러진 세월호를 원형 인양해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과 수많은 침몰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유가족들을 만나 "올해는 새로운 희망의 싹이 틀 것"이라며 "진실을 묻어두고는 안 된다. 이 일을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진상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감시감독에도 소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제종길 안산시장도 유가족을 만난자리에서 "안산시민 1명이라도 보살피는 것이 의무이다. 국가가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데 지방정부가 할 일이 없고 국회가 끝까지 책임져야 국민들이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지 않은 국회의원들의 빈자리
행사에 참석한 권형규(서울거주) 씨는 "새해 첫날 아이들의 희생을 위로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참석했다"며 "정부의 대응이 미진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들은 이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295명에게 초청장을 보냈고 이들 이름표를 새겨 테이블에 일일이 붙여 놓았지만 자리를 텅텅 비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빈 테이블에는 떡국과 반찬 다과 등이 차려져 덩그러니 오지 않을 손님을 기다리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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