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경찰서는 31일 "피의자 정형근(55) 씨가 숨진 전 모(71·여) 씨를 성폭행하려다가 반항하자 살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20일 오후 6시쯤 인천시내 자신의 집에서 술을 마시던 중 함께 있던 전 씨를 넘어트려 성폭행하려하자 반항하는 전 씨를 집안에 있던 사기로 된 컵으로 얼굴과 머리 등을 수차례 때렸다.
정 씨는 쓰러진 전 씨를 집안 화장실로 끌고 가 여행 가방에 넣으려다 숨진 줄 알았던 전 씨가 살아있는 것 같아 주방에 있던 흉기로 다시 전 씨의 복부와 목 등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이날 오전 정 씨의 거주지인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 모 빌라와 주변에선 현장검증이 진행됐다.
정 씨는 지난 29일 서울에서 검거될 당시 입고 있던 노란 지퍼가 달린 검정 점퍼와 감색 바지를 입고 있었다.
비공개로 진행된 정 씨 집에서의 현장검증을 지휘한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시던 정 씨가 사기로 된 머그잔으로 피해자 전 씨의 머리를 때린 뒤 화장실로 끌고 가 흉기로 찔러 살해하는 장면을 재연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 씨는 자신의 집에서 150m가량 떨어진 인근 빌라 주차장 하수관 뚜껑 위에 전 씨의 시신을 담은 여행 가방을 버리는 장면을 재연했다.
또 전 씨의 시신을 유기한 장소에서 10m가량 떨어진 전봇대 아래에 끼었던 면장갑을 버렸다.
긴장한 모습으로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격앙된 목소리로 정 씨를 향해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경찰은 정 씨에 대한 보강 수사를 한 뒤 다음 주 초쯤 정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