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는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의 전당대회(7월 14일) 득표율이고 92%는 당직 인선 등 당의 권한을 92%나 행사한다는 뜻인 이 발언은 새누리당 친박의 핵심인 윤상현 의원이 지적한 것이다.
29% 득템(수확이라는 뜻의 은어)을 받아 당 대표가 되고서 당을 멋대로 운영한다는 의미인데, 친박의 중진인 유기준 의원은 "김무성 대표가 당직 인사권을 사유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정부와 여당의 발목을 잡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직공을 날렸다.
친박계 의원 35명이 이날 송년 모임을 한 자리에서도 김무성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터져 나왔다.
김 대표가 개헌 봇물 발언을 해 청와대의 뜻을 거스렸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올해 안에 추진하지 못했으며, 사학연금과 군인연금 등과 관련해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한 것 등이 공격의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친박의 좌장이라는 서청원 최고위원과 정갑윤 국회부의장, 최경환 부총리, 유기준 의원 등 7명을 청와대로 불러 송년 모임을 가졌다.
대통령과 신7인회의 만찬은 3시간가량 진행됐으며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도 모처럼 측근들과 만나서 그런지 시종 웃고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회동이고 정치적 파장을 우려해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인사는 한 명도 초대하지 않았다.
서청원 최고위원이 지난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세일 여의도 연구소장 임명을 놓고 김무성 대표를 면전에서 비판한 것도 대통령과의 친박 7인 회동 직후인 사흘 뒤였다.
시차의 함수관계가 있다.
참석자들은 이런 분석에 대해 아니라고 말한다.
김무성 대표는 세 결집에 나선 친박의 비판에 대해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데 무슨 사당화냐"며 불쾌해 하면서도 "당이란 원래 여러 의견과 말이 나오는 것이지"라고 말했다.
김 대표 내심으로는, 측근들은 친박의 공격에 대해 언짢아하면서도 자칫 충돌 국면으로 치닫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참는 모습이다.
참는다기보다는 청와대를 배후로 업고 공격의 날을 세우는 친박에게 대거리했다간 상처만 입을지 모른다는 나름의 정치적 계산과 함께 일격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자리한다.
김무성 대표에겐 박 대통령이나 친박을 상대할 만한 정치적 힘과 세력이 부족하다.
내년에는 친박계와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 간의 갈등이 더 격화될 것이다.
당장 내년 4월 말로 예정된 보궐선거 공천과 원내대표 경선,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개헌론 등 양 진영의 대립 소재가 널려 있다.
결국 당권, 2016년 4월 총선의 공천권이다.
친박계는 1년여 남은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김 대표에게 못 주겠다는 것이고, 김 대표는 공천권을 내려놓았다고 저항한다.
김무성 대표가 공천권을 당원들에게 돌려주는 방식인 여론조사 공천과 오픈프라이머리제를 도입하겠다고 할지라도 당 대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 친박계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김 대표 뜻대로 2016년 총선 공천을 여론조사 방식으로 하면 박 대통령은 정치 인생의 마지막인 공천에 관여할 수 없게 된다.
박 대통령은 권력의 생리, 퇴임 이후에 대해 뼈저리게 체득한 정치인이다.
양 진영은 내년 중·후반기가 되면 아마도 정면 충돌할 개연성도 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구심력이 서청원 최고위원을 정점으로 한 친박 중진들의 원심력이 샅바싸움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심력에는 홍준표 경남지사 등 차기를 준비하는 잠룡들이 합세할지 모른다.
특히 원심력의 중심에 청와대가 자리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새누리당의 친박 대 비박의 권력투쟁은 내년 정치권의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