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구조된 줄 알았건만…."
수학여행길에 나섰던 꽃다운 나이의 학생들까지 속절없이 스러져 갔던 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295명이란 엄청난 숫자에 온 국민은 슬픔에 잠겼고, 9명은 여태 돌아오지 못했다.
유가족들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우리 아이들이 서서히 물에 잠겨 죽어가는 모습을 우리 부모들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속수무책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채 가슴을 찢고 통곡해야 했다"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참사의 진실을 알고 싶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과 농성을 이어갔던 유가족들의 고군분투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위로마저 정치권의 갈등과 각종 유언비어에 휩싸이더니 급기야 '패륜' 사건으로까지 매도되기도 했다.
"쾅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환풍구 밑이 뻥 뚫렸더라고요"
지난 10월 27명의 사상자를 낸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조사 결과, 배치돼 있어야 할 안전요원은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있었다.
임병장 총기난사 사건은 군내 집단따돌림 문제가, 윤일병 사망 사건은 군대 내 가혹행위가 아직 뿌리 뽑히지 못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윤일병의 어머니는 추모제에서 "그동안 얼마나 힘들고 얼마나 많이 아팠니. 엄마와 통화할 때 한 번이라도 귀띔을 해 줬더라면"이라며 "너의 죽음을 통해 다시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제2, 제3의 윤일병이 나오지 않기를…"이라고 오열했다.
'마왕' 신해철 씨의 갑작스런 죽음은 가요계의 큰 별이 졌다는 애도의 물결로 이어졌지만 동시에 의료사고 논란으로 번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30일 "위축소술이 시행됐다"면서 "천공이 발견된 것 자체만으로는 의료과실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지만, 병원 측의 조치가 미흡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지난 2월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 사건은 복지사각지대를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긴급지원 기준이 완화되고 사회 안전망을 강화하는 안타까운 계기가 됐다.
이밖에 '땅콩 회항' 사건이나 대학 내 잇단 성추행 사건 등은 대기업 오너일가와 대학교수 등 우리 사회의 '있는 자'들의 '갑질'에 대한 공분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