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이 되어 날아온 허술한 KOVO 규정

해석 논란 끝에 현대캐피탈-한국전력 시즌 중 2대1 임대 트레이드 단행

한국배구연맹(KOVO)은 규정에 기재된 내용에 어긋나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2대1 임대 트레이드를 승인해 논란을 불렀다. 오해원기자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 중에는 할 수 없다'

위의 문구는 V-리그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규정집의 내용이다. 정확히는 선수등록규정 제12조 국내 임대선수의 등록 2항이다. 문맥상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분명 KOVO는 정규리그 기간 중 국내 구단 간 선수 임대차를 금지하는 규정이다.

하지만 지난 29일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세터 권영민, 레프트 박주형과 레프트 서재덕을 맞바꾸는 임대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두 구단의 2대1 임대는 분명 양측 모두에 플러스 요인이다. 고질적인 세터 부재에 시달렸던 한국전력에 경험이 풍부한 국가대표 세터 권영민의 가세는 상당히 고무적인 부분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서재덕이 가세할 경우 줄곧 약점으로 지적된 리시브의 질적 향상을 노릴 수 있다. 그러나 두 구단의 임대는 KOVO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씻을 수 없다.

2005년 출범 후 V-리그에서 선수의 임대 이적은 지난 2012~2013시즌 개막 전 대한항공과 한국전력이 하경민과 장광균-신경수를 한 시즌 간 맞바꾼 것이 유일했다. 이 임대 이적이 가능했던 이유는 KOVO 규정에 위반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구단의 합의는 정규리그가 시작되기 전 발생했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임대는 조금 다르다. 두 구단은 3라운드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29일에 임대 이적 소식을 공개했다. 두 구단은 선수등록규정 제7조 3항 ‘이적의 등록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은 할 수 없다’와 3항 1호 ‘정규리그 네 번째 라운드 시작 일로부터 챔피언결정전 종료일까지 국내선수 간의 이적’에 따라 급히 일을 마무리한 모양새다.

이번 임대 이적은 규정에 상위개념인 규약에 의거해 성사됐다. KOVO 규약 제5절 이적의 제94조 이적선수의 요건에 따르면 구단 간의 계약에 의해 선수 양도·양수 계약이 성립된 경우 다른 구단으로 이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같은 규약의 96조에서는 선수의 이적기간 및 제한조치는 연맹의 ‘선수등록규정’에 따른다고 분명히 명시했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등록규정 12조에 의해 두 구단의 임대 이적은 해석의 여지를 남겼지만 분명 문제가 있다.

KOVO는 CBS 노컷뉴스와 만나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임대된 서재덕과 권영민, 박주형이 다시 원소속구단으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문구의 경우 임대 선수의 시즌 중 원소속구단 복귀를 막기 위한 조항이었다고 해석했다. 다만 해석상의 오해가 충분히 가능한 만큼 이를 수정한다는 계획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