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상 불가한 임대 트레이드, 해석하기 나름?

서재덕(왼쪽)과 권영민(오른쪽 위), 박주형. (자료사진=KOVO)
지난 29일 한국전력과 LIG손해보험의 V-리그 경기가 끝난 뒤 한 건의 트레이드가 터졌다. 바로 한국전력의 서재덕과 현대캐피탈의 권영민, 박주형이 유니폼을 바꿔입는 1대2 트레이드다. 단 2014-2015시즌이 끝나면 다시 원소속구단으로 돌아가는 이른바 임대 트레이드다.

KOVO 선수등록규정 제7조에 따르면 정규리그 네 번째 라운드 시작일부터 챔피언결정전 종료일까지 국내 선수간 이적은 불가능하다.

3라운드 마지막 경기 직후였으니 선수등록규정 제7조로는 문제가 없는 트레이드다.

하지만 선수 임대 규정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선수등록규정 제12조 국내 임대선수의 등록 2항을 보면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 및 원소속구단으로의 복귀는 정규리그(포스트시즌 포함) 기간 중에는 할 수 없다'고 나와있다.

2012년에도 한국전력 하경민과 대한항공 장광균, 신경수가 임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하지만 이 트레이드는 시즌 전 발생했다.

시즌 중 선수 임대차가 가능해지면 흔히 말하는 전력 몰아주기가 가능하다. 성적이 나쁜 팀이 시즌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상위권 팀으로 좋은 선수들을 잠시 임대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같은 임대 트레이드도 발생할 수 있다.


어쨌든 규정에 따르면 이번 트레이드는 불가능한 트레이드다.

그런데 어떻게 트레이드가 성사됐을까.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KOVO에서 승인해서 임대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KOVO가 그 조항에서 복귀에 한해 (시즌 중 불가라고) 해석했다. 문제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조항에 대해 묻자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일단 KOVO는 문맥상의 오류라고 해명했다. KOVO 관계자는 "임대차 트레이드도 3라운드까지는 가능하다. 문구상의 문제다. 이적 규정(제7조)에 따라 3라운드까지는 임대 트레이드도 가능하다는 해석을 내렸다. 앞으로 고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상위 조항인 제7조를 근거로 트레이드를 최종 승인했다는 것.

하지만 규정에는 분명히 '및'이라고 표기돼있다. 및은 '그리고', '그 밖에', '또'의 뜻으로 쓰이는 부사다. '및'을 '그리고', '그 밖에', '또'로 풀어쓰면 시즌 중에는 국내 구단 간 선수임대차와 원소속구단의로의 복귀가 모두 불가능한 것이 맞다.

물론 규정이라는 것이 해석하기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도 있다. 그저 '문맥상의 오류'라고 해버리면 문제 삼기가 쉽지 않다.

단 잘못하면 규정의 빈 틈을 파고드는 '꼼수'가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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