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안 가운데 가장 큰 비판을 받는 대목은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안이다. 정부는 35세 이상의 희망 노동자에 한해서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까지 늘리고, 이 기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된다는 안을 내놨다. 4년 이후에도 사용자가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계약을 해지할 경우 퇴직금과 함께 연장기간에 지급한 임금의 10%에 해당하는 이직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계는 "기업들이 숙련된 비정규직을 마음대로 부려먹으라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기업이 노동자를 4년 쓰고 버릴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게 비정규직 대책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안 대로라면, 기업은 이직수당을 지급하는 '작은 대가'로 비정규직을 4년 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금속노조 서쌍용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비계약을 4년으로 늘리고, 나이든 노비는 헐값에 맘대로 써도 되도록 노비문서를 바꾸면서 곡식 한 바가지를 더 주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라고 힐난했다.
이는 실질적인 비정규직 차별해소 대책과는 거리가 먼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도 정반대 조치라는 지적이다. 후보 시절 박 대통령은 공공부문에 한해서긴 했지만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에 간접고용 노동자를 쓰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노총이 비정규직 조합원 42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전체응답자 중 70%가 기간제노동자의 사용기간 연장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기업의 정규직 회피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였다.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의 파견 허용 업종 확대를 추진하는 방안도 논란이다. 가뜩이나 고령 노동자들이 '나쁜 일자리'로 몰리고 있는 상황인데, 기업에게 이들을 값싸게 부릴 수 있는 길을 터주면 어떤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늘리겠냐는 것이다.
'쉬운 해고'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재차 지적받고 있다. 정부는 정규직도 직무 성과급 중심으로 임금을 개편하되 '저성과자'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용자 측은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원인은 정규직 고용에 대한 과보호와 연공급제에 따른 과도한 임금 인상에 있다"며 '정규직 과보호론'을 재차 강조하면서 정부안이 규제안이라고 비판했다.
사측의 화력이 쏠리는 정부안 내용은 기업이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초단기 계약을 하는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제한한 것, 비정규직 노동자를 3개월 이상만 고용해도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한 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노사정위에서 논의를 통해 내년 3월까지 논의해 합의를 도출하자는 입장이지만 이처럼 노동계는 물론 사측까지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노사정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노총 측은 "정부가 밀어부치는 것은 합리적인 대화를 거부한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 경우 투쟁으로 나설 수밖에 없고, 아마 정권퇴진운동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