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부탁드립니다.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입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4월 16일 이후 생업을 포기한 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 활동에 나섰다. 다시는 못 볼 사랑하는 가족들을 왜 잃게됐는지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같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해 이제 그만 울라고 다그쳤고, 자식 팔아 한 몫 챙기려 한다는 말로 유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우리 사회 부끄러운 자화상 가운데 하나인 SNS 상의 악성 댓글은 슬픔을 당한 이들을 더욱 절망스럽게 만든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 상식적인 정화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됐다.
이 때문에 슬픔을 당한 이들은 악성댓글로 인해 침묵을 강요당한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지난 2월 이집트 성지순례 테러사건 당시 온 몸으로 테러범을 제지하다 목숨을 잃은 김진규 목사의 형 김진혁 목사는 "아직도 동생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마음이 아프다"며, "그럴 때마다 악성 댓글이 말풍선 처럼 머리속에 그려져서 괴롭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왜 그런데 가서 그 OO하다가 죽느냐며 막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진실에 대해 말해주고 싶었지만 또 상처를 받을까봐 그냥 무시하고 댓글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에어아시아 여객기 실종사건에서도 악성 댓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의 무사 생환을 기도하는 글 뒤에는 '개독은 죽으면 천당간다..축하할 일 아닌가'라는 조롱 글들이 붙었다. 또, 실종자 가족의 선교활동에 대해 '예수병 백신이 필요하다'는 등 도를 넘는 악성 댓글들이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다.
교계에서는 이러한 악성 댓글들이 유독 기독교인들과 관련된 이슈에서 많이 나타난다며, 이제는 법적인 수단을 강구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악성 댓글이 왜곡된 여론을 만들어내 선의의 기독교적 가치까지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우리의 권리와 비전, 가치는 우리 기독교계가 지켜야 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물리적인 방법이 아닌 합법적인 수단 안에서 주님의 긍휼과 사랑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방법은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통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슬픔을 당한 이들을 위로하기 보다는 무의미한 악성 댓글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많다며, 우리 사회에 성숙한 댓글 문화 정착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