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정치적 논란 때문에 화제작이 된 영화 '인터뷰'

김정은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가 온갖 논란 속에서 개봉되었습니다. 미국 내 독립영화 상영관을 중심으로 3백여 개의 스크린으로 개봉한 이 문제작은 첫날 매진행렬이 이어졌고 관객들이 줄을 서서 입장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25일 새벽부터 구글 플레이와 유튜브 무비, 엑스박스 비디오 등 각종 사이트를 통해 VOD 서비스를 시작한 이 영화는 상당한 화제 속에 순조롭게 흥행을 시작했습니다. 다수의 극장에는 테러 위험을 대비해 경찰이 배치되기도 했지만 걱정과는 달리 상영 중에 물리적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훌륭한 코미디 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화제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평론가들의 영화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영화정보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토마토 지수도 50%로 낮은 편이고, 국내 누리꾼들의 평가는 조롱에 가깝습니다. 특히 어눌한 북한 말과 현실과 다른 북에 대한 묘사, 그리고 동해 표기를 일본해로 하고 있는 사실들을 거론하며 한국에서 상영되도 흥행에 참패할 것이라는 지적이 다수입니다.

소니픽쳐스는 '인터뷰'의 와이드릴리즈를 앞두고 해커들에게 공격을 받았으며, 해커들은 소니픽쳐스에 '인터뷰'의 개봉을 철회하라고 압박했고, 사건을 조사한 FBI는 북한 정부가 소니픽쳐스 해킹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유엔 주재 대사를 통해 입장을 표명한 바 있고, 해커들이 돈을 요구했다는 점 등 미심쩍은 부분들은 앞으로 더 밝혀져야 할 사항들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 성인들을 위한 그저그런 코메디 영화가 국제적 이슈가 되자 오히려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엉뚱한 효과를 신봉하고 어설프게 모방하는 사례가 나올까봐 오히려 걱정입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고 그 판단은 관객이 합니다. 상상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놀이를 정치적인 의도로 압박하는 일은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표현의 자유이고 자유로운 공론의 장 안에서 선택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일부의 표현이 낙인찍히고 제한되는 것을 봅니다. 그런 불순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오히려 북한같은 독재국가와 닮아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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