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실종선원 가족들은 도착하는 생존자를 바라보며 오열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오룡호 생존자 6명과 동남아인 시신 21구를 태운 러시아 국적 운반선 '오딘호'가 부산 감천항에 도착했다.
지난 2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을 출발한 오딘호는 애초 이날 새벽에 입항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상 악화로 도착이 다소 지연됐다.
생존 선원 6명은 오딘호에 대한 검역과 통관 등 1시간가량의 입항 절차가 끝난 이날 정오쯤 뭍을 밟았다.
선원들은 입국 절차를 위해 미리 배에 올랐던 각국 대사관 직원들이 제공한 의류로 갈아입은 뒤. 어두운 표정으로 배에서 내려 건강 검진을 받기 위해 곧장 영도구의 한 종합병원으로 향했다.
한국인 선원 가족들이 요구했던 생존 선원과의 직접 면담을 이뤄지지 않은 채 대기하고 있던 대사관이 곧바로 선원들의 신변을 인수했다.
생존 선원들이 내린 뒤 곧바로 동남아인 시신 21구에 대한 운구 작업이 진행됐다.
시신들은 미리 대기하고 있던 구급차에 1구씩 실려 부산진구에 있는 시민 장례식장으로 옮겨졌다.
해경은 사망 선원들에 대한 법적인 절차를 거친 뒤에 시신을 자국 대사관으로 인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생존자의 입항 소식을 들은 한국인 선원 가족 16명은 이른 시각부터 감천항에 도착해 생존자를 기다렸다.
선원 가족들은 사조산업과 해경에 요구했던 생존 선원과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자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고장운 오룡호 유가족·실종자 가족 비상대책위원장은 "마지막까지 우리 가족과 함께한 선원들인 만큼 생존 선원들의 말을 듣고 싶다"며 "사고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만큼 면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생존선원들이 입항항에 따라 이번 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부산해양경비안전서의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부산 해경은 이들 외국인 선원들을 오는 27일부터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오룡호의 침몰 당시 상황 등 사고 원이에 대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부산해경 이현철 계장은 "생존 선원에 대해서는 건강검진이 끝나는 대로 해경에서 조사할 예정"이라며 "유족이 제기한 의문점과 사고 당시의 상황을 조사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해 오는 30일쯤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