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시중·국책은행의 영업이익 대비 직원급여 비율은 155%로 집계됐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수입보다 직원급여로 지출한 금액이 1.5배나 많다는 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대비 급여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산업은행으로 1조 8천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도 2,390억원을 직원급여로 지급했다. 지난해 산업은행 직원의 평균연봉은 8,85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냈지만 그 몇배를 직원급여로 지출한 은행도 있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지난해 1,3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직원급여로는 4,439억원을 지출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은행도 영업이익 4,644억원의 2.38배에 이르는 1조 1천여억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이밖에 KB국민은행과 한국씨티은행, 외환은행 등이 영업이익의 1.2배에 이르는 금액을 급여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신한은행과 기업은행, 하나은행의 경우 영업이익의 68%~80%에 이르는 직원급여 수준을 보였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이 비율이 90%로 집계됐다.
영업이익 대비 직원급여 비율은 갈수록 증가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36.2%였지만 2012년에는 68.1%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55%로 껑충 뛰었다. 직원급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데 은행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 들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국내은행 혁신성 평가' 자료 역시 이같은 점을 보여주고 있다.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국내은행이 33.1%로 미국의 28.3%나 일본의 27.1%보다 높다. 지난 2011년에는 국내은행이 25.7%로 미국(27.3%),일본(26.5%)보다 낮았지만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국내은행 인건비 추이가 미국, 일본을 앞질렀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의 급여체계가 문제"라며 "기본급, 호봉급 위주의 급여체계이다 보니 실적이 나빠도 이를 급여에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은행 급여체계에 탄력성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새해부터 반기마다 은행별로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을 공시해 '혁신적이지 않으면서 보수만 높은 은행이 어디인지'를 비교평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