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등 폭언, 주먹과 발길질도
-비정규직 피해자, 정신과 치료 중
-병원은 쉬쉬, 동료교수도 '네가 감히?'
-일부 의사, 간호사를 아래로 생각
-술먹고 여간호사에게 대리운전까지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000 (폭행 피해 간호사)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문의 교수가 간호사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부모를 모욕하는 폭언뿐 아니라 주먹과 발길질로 신체를 가격했다는 주장인데요. 이번 사건이 전문의와 간호사간에 또 다른 갑을관계의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당시 병원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고 간호사들이 느끼는 고충은 무엇인지 해당 병원에서 직접 폭행과 폭언 피해를 당했던 간호사 중 한 분의 목소리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대상자 보호를 위해서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나와 계시죠?
[박재홍의 뉴스쇼 전체듣기]
◆ ○○○> 네, 안녕하세요.
◇ 박재홍> 우선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그 교수가 간호사에게 어떤 폭행과 폭언을 했던 것인가요?
◆ ○○○> 일단 피해 간호사의 진술에 따르면 “야, 이 쓰레기야”라는 말 이외에도 무수하게 입에 담지 못할 그런 언어적 폭력을 당했고요. 또 수술 도중에 감정이 격해지면 주먹으로 가슴 위, 복부도 가격하고 이번 사건 당일에는 간호사의 다리를 사정없이 걷어찼다고 합니다.
◇ 박재홍> 지금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충격적인 내용이 많이 있네요. 욕은 기본이고 수술 도중에 손등과 가슴팍을 찌르는 경우도 있었나요?
◆ ○○○> 네. 들고 있는 기구를 가지고.
◇ 박재홍> 욕도 충격적인데 무슨 이유로 그렇게 수술 중에 때리고 찌르고 그랬던 건가요?
◆ ○○○> 이번 폭행은 손발이 맞지 않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손등을 기구로 내리친다든지 주먹으로 치는 등의 폭행이 있었다고 합니다.
◇ 박재홍> '마음에 들지 않았다'가 뭔가요? 의사선생님의 스타일에 맞지 않았다는 건가요?
◆ ○○○> 네, 그렇습니다.
◇ 박재홍> 이런 간호사들에 대한 폭행 그리고 폭언들이 남녀 간호사 구분 없이 진행됐던 건가요?
◆ ○○○> 네, 기구로 툭툭 친다든지 손등을 때리고 이런 건 있었습니다.
◇ 박재홍> 손등을 때리거나 수술 중에?
◆ ○○○> 네.
◇ 박재홍> 혹시 선생님도 직접 당하신 적이 있었습니까?
◆ ○○○> 네. 저도 '쓰레기' 같은 욕설이랑 손등을 얻어맞았던 적은 있었습니다.
◇ 박재홍> 참… 일을 하시다가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 드세요?
◆ ○○○> '내가 이렇게까지 해서 정말 일을 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자존감도 진짜 저하되고 우울하기도 하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렇게 폭력과 폭언이 계속 지속됐다면 병원 내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 ○○○> 병원에서는 보통 이런 일들로 시끄러워지는 걸 원하지 않기도 하고요. 간호사보다 의사가 병원에서 더 진료 수익을 창출하고 중요한 분이라는 인식도 있고요. 또 과거에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 병원에 노조도 없었고, 병원에 문제를 제기해 봤자 형식적인 솜방망이 처벌로 끝났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 ○○○> 네. 아무래도 이런 사건이 발생해도 보통 의사선생님들은 의사선생님 편을 드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어떻게 편을 드나요? 구체적으로 동료 교수나 의사들의 어떤 반응들이 있었습니까?
◆ ○○○> 예전에 전문의 교수님이 직원 간호사에게 폭언을 하고 고성을 지르고 하셔서 참다 참다 못한 간호사들이 고충건의서를 병원에 올려서 공개사과를 받은 전력이 있었거든요.
◇ 박재홍> 고충건의서를 냈더니 공개사과를 했다?
◆ ○○○> 네, 그랬었는데 그때 당시에 교수님들의 반응이 어땠냐 하면 '어떻게 감히 너희가 교수님을 공개사과하게 만드냐?' 이런 약간 싸늘한 분위기 때문에 해당 간호사들이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그런 일들도 있었고요.
◇ 박재홍> 그랬군요. 5년 전에 있었던 그 폭행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 그 간호사는 지금도 일을 하고 있습니까?
◆ ○○○> 5년 전에 폭행을 당했던 그 남자 간호사는 그 사건이 터지고 얼마 안 되어서 사직했고요. 그리고 2년 전에 문제제기했던 간호사들도 1명은 사직하고 1명은 재직 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이번에 주먹을 맞았던 그 남자 간호사는 지금 어떤 상태인가요?
◆ ○○○> 일단 폭행 당시 충격과 자존감 저하 그리고 우울감 등 때문에 잠을 못자고 정신과치료를 현재 받고 있는 중입니다.
◇ 박재홍> 아… 정신과치료까지 받으면서 폭행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상황이네요. 이 간호사분은 신분이 어떤 상태인가요? 앞으로도 이전 사례처럼 더 이상 직장 생활을 못하거나 또 사직을 해야 되는 압력도 있지 않을까요?
◆ ○○○> 네, 이분 신분이 더군다나 계약직 간호사입니다. 사실 수개월간 폭언, 폭행이 있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자기가 두 아이의 아빠이고 가장이기 때문에… (흐느낌) 어쩔 수 없이 참아왔는데 점점 그 도를 넘어서 결국 용기를 내게 되었다고 합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비정규직 신분으로 간호사 생활을 하시다가 또 두 아이의 아빠였기 때문에 폭언과 폭행이 아무리 있더라도 참고 참았었는데. 참… 이번 사건이 비정규직 처우 문제와도 연관이 있었네요. 이러한 사건이 더 명확하게 해결이 되지 않았던 그 이면에는 또한 우리 비정규직 간호사들의 아픔이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일을 하시다 보면 근무하시는 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 일하시는 간호사분들과도 소통하실 것 같은데요. 의사들과 함께 일하면서 어떤 어려움을 말씀하시나요?
◆ ○○○> 모든 의사선생님들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친구들 얘기도 들어보면 일부 선생님들은 간호사에게 반말로 말씀하시고 막 화내고 막말을 한다든지, 자기 아래 사람 정도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 병원 이야기는 아니지만 모 병원 의사선생님께서는 술을 먹고 여자 간호사에게 대리운전 해 달라고 말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박재홍> 여자 간호사에게 대리운전까지 시키나요?
◆ ○○○> 그랬던 경우가 있었습니다.
◇ 박재홍> 참 뭐랄까요, 의학드라마를 보면 간호사와 의사가 평등한 관계인 것처럼 많이 묘사가 되는데 실제로는 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 ○○○> 네.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앞으로 L 모 교수의 폭행과 폭언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이신가요?
◆ ○○○> 일단 피해간호사와 병원 노조가 L 교수를 상대로 고소고발을 해 놓은 상태고요. 병원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후재발방지대책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 박재홍> 말씀하신 대로 그러한 방향으로 근무조건 개선과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근무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 감사합니다.
◇ 박재홍> 경남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교수로부터 폭언 피해를 당했던 간호사들 중 한 분을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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