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는 23일(한국 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강정호에 대한 교섭권을 얻어냈다고 발표했다. 이제 한 달 동안 강정호와 계약을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
미국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피츠버그는 현재 주전 내야수들이 건재해 강정호를 받을 이유가 적은 팀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500만 2015 달러(약 55억 원), 과연 피츠버그의 낙찰이 잘된 일일까. 아니면 잘못된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일까.
▲나쁜 소식(Bad News)
일단 "예상 밖"이라는 반응은 양면성을 지닌다. 놀랍다는 감정은 반가울 때도 생기고, 그 반대의 경우에도 나오는 법이다.
피츠버그라는 팀을 놓고 봤을 때 강정호로서는 후자가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이른바 '빅 마켓'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자 구단이 아닌 터라 넉넉한 몸값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올해 피츠버그의 총 연봉은 7811만1667 달러(약 857억 원)로 MLB 30개 구단 중 27위였다. 1위 LA 다저스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송재우 MLB 전문 해설위원은 "피츠버그는 LA, 뉴욕, 시카고 등 대형 도시가 아니다"면서 "때문에 강정호에 대한 제시액이 3년 연봉 300만 달러(약 33억 원) 정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500만 달러 정도면 정말 후하게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주전 경쟁도 험난하다. 피츠버그는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28)가 올해 149경기 타율 2할5푼5리 12홈런 55타점을 올렸고, 수비율이 MLB 유격수 5위(9할8푼2리)였다. 프랜차이즈 스타인 2루수 닐 워커(29)는 137경기 타율 2할7푼1리 23홈런 76타점, 3루수 조시 해리슨(27)도 143경기 타율 3할1푼5리 13홈런 52타점으로 활약했다.
▲좋은 소식(Good News)
송 위원은 "피츠버그가 단순히 백업 멤버를 뽑기 위해서 500만 달러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연봉까지 3년이면 총액 1500만 달러 정도를 쓰는데 당연히 주전에 대한 기대감이 숨어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피츠버그는 선수층이 두텁지 않다. 그런 만큼 개막 25인 빅리그 로스터에 남을 확률도 높아진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던 일본 출신 내야수들의 전철을 밟지 않을 공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강정호로서는 장점이 될 수 있는 피츠버그의 환경이다.
송 위원은 "피츠버그는 선수 자원이 부족하다"면서 "강정호가 기존 선수들에 밀린다고 해도 유격수는 물론 3루수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단 개막 로스터에는 남아서 시즌을 시작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주전 경쟁도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송 위원은 "꾸준히 활약해온 2루수 워커의 자리는 힘들어도 현재 유격수와 3루수는 빅리그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진할 경우 강정호가 주전을 노려볼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강정호의 피츠버그 낙찰에 따른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 과연 계약은 물론 시즌 뒤 뉴스의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