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22일 비대위 회의에서 통합진보당 해산과 관련해 "지난 2년 정부의 실정을 모두 가려 줄만큼 되지 못하고 그럴 것으로 기대하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역사적 결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 말이 참으로 공허한 것은 지난 2년간 우리는 정치개입으로 국기를 문란케하고 권력의 시녀가 된 검찰, 언론자유 훼손, 국정을 농단하는 비선실세 등을 목도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지만 정당의 자유 훼손은 우려된다"면서도 "헌법에서 헌재 설립 이유는 헌법적 가치의 최후 보루 역할을 기대한 것이다. 양심의 자유, 정당 설립의 자유, 언론·출판·집회의 자유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세계 60개국이 가입한 국제헌법자문기구인 베니스 위원회가 헌재의 결정문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사실에 대해선 "우리 민주주의 수준을 국제사회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이것 자체가 민주화를 쟁취한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통진당 해산 결정이 헌재 재판관 8대1로 결정된 사실에 주목하고 "차제에 헌재 구성에 대한 진지한 논의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정권이 연이어 집권하면서 헌재가 시대정신,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대표하는데 여실히 한계를 드러냈다는 문제 의식이다.
우 원내대표는 "(지금의 헌재 재판관 선출 방식으로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구조적 편향성을 탈피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원혜영 의원은 "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어려운 시절을 맞고 있다"며 프랑스 좌파지식인 사르트르와 우파인 드골 대통령이 일화를 거론하며 "국민대통합을 말하던 초심으로 돌아가라. 종북논리, 국론 분열의 유혹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했다.
원 의원이 말한 두 사람간의 일화는 프랑스로 부터 독립하려는 알제리의 편에 서서 독립자금을 모금했던 사르트르에 대해 드골 대통령은 "놔두게. 그도 프랑스야"이라며 옹호한 일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