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부터 사이버 공격을 감행한 끝에 12일 최종 해킹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트위터 사용자가 21일 미공개 자료 10여만 장도 모두 세상에 공개하겠다고 공언한 걸로 볼 때 앞으로도 자료 공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반대그룹'이 해킹 성공 사흘뒤로 추정되는 15일 트위터와 블로그에 올린 자료는 4개의 압축파일이다. 원전제어프로그램 설명서와 제어실 관련 사진 6장, 또 박근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보낸 친서 번역본 등이 이날 공개됐다.
이어 18일에도 6개의 파일이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월성1호기 감속재계통 ISO도면과 제어프로그램 해설서를 비롯한 월성·고리 원전 자료, 원전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방사선량 평가 프로그램<사진> 등의 한수원 내부 문건들이 포함됐다.
'원전반대그룹'은 20일에도 9개의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원자로 냉각시스템의 밸브 도면과 'K-REDAP' 등 한수원 내부시스템 화면, 또 한수원 내부의 비밀 세부분류지침과 유선전화번호, 2급 이상 직원 전화번호 등이 이날 공개됐다.
그리고 21일 새벽 또다시 트위터를 통해 추가 공개된 자료는 4개의 압축파일이다. 고리 1·2호기 공기조화계통 도면 등 운전용 도면 5장, 월성3·4호기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목차 7장, MCNP Ver5 사용설명서 및 소프트웨어 목차, BURN4 등이었다.
한수원측은 그러나 지금까지 내부자료들이 공개될 때마다 안전에 영향이 없는 일반자료 수준이라며 평가 절하로 일관하고 있다.
이날 4차로 공개된 자료에 대해서도 "월성 3·4호기 관련 자료는 원전 건설 이후 운전개시 전에 발전소 운영허가를 위한 기술서류"라며 "MCNP는 미국에서 만든 노심설계용 공개 프로그램이고, BURN4는 일본에서 개발한 핵종량 계산프로그램인데 우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원전반대그룹'이 경고의 수위를 날로 높여가는 데에도 한수원의 이런 대응이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9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수원에 경고. 원전반대그룹이 공개한 자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네요?"라며 "도면 두 장 공개하면 두 장밖에 없을 거라 생각하는 넘들은 대체 무뇌들인가, 아니면 국민의 안전은 생각지도 않는 악당들인가"라고 조롱했다.
또 이날 새벽 올린 글에서도 "한수원 악당들아. 니들이 유출되어도 괜찮은 자료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두고 볼까"라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줄께.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란 말로 공격을 이어갔다.
특히 "니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프로그램들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나라들에 공개하면 책임지겠는지"라고 반문하면서, 제3국으로의 반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국내 한 원자력 전문가는 "유출된 자료들은 외부에 공개되어선 안될 내용들이 대부분"이라며 "한수원과 정부당국도 무조건 문제가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유출된 정보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들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