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원전반대그룹 회장'이라고 밝힌 트위터 사용자는 이날 새벽 1시 30분쯤 한수원을 조롱하는 글과 함께 4개의 압축파일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공개한 자료는 고리 2호기의 공조기와 냉각시스템 도면, 월성 1호기의 밸브 도면, 원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MCNP5와 BURN4 매뉴얼 등이다.
이 사용자는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해줄게. 제대로 한번 당해봐라"라며 한수원을 경고했다.
그러면서 "니들이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프로그램을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나라들에 공개하면 책임지겠는지"라고 거듭 위협했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0일 "핵심기술이 아닌 일반적 기술자료여서 원전의 안전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유출된 자료들에 대해 평가한 바 있다.
이를 반박한 해당 트위터 사용자는 "성탄절부터 고리1, 3호기와 월성 2호기를 가동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라"고 기존 요구를 거듭했다.
이어 "크리스마스에 중단되는 게 안 보이면 저희도 어쩔 수 없네요. 자료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할 수 밖에"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료 넘겨주는 문제는 가동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되죠. 안전은 담보해주겠죠. 돈은 어느 정도 부담하셔야 할 거예요"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하와이에서 원전반대그룹 회장, 미 핵.'이라는 문구로 글을 맺었다.
해킹으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한수원 내부자료가 4차로 공개되면서, 정부 당국의 대응 움직임도 한층 긴박해질 전망이다.
전날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서울 삼성동 한수원에서 '원전자료유출 관련 사이버 위기대응 긴급점검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다른 에너지 공기업 몇 곳도 공격 대상이 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오후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관련 사장단을 소집해 '사이버보안 점검회의'를 갖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4차 공개 이후 자료를 내어 "정부는 조속하고 신뢰가능한 조치를 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다만 "핵발전 정책에 반대하지만, 이번 해킹 사건을 통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해킹그룹에도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