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현재 새정치연합에서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후보는 학생운동 출신 그룹의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과 비노를 넘어 반(反)노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 등 두 명이다. 김영환, 김동철, 박주선 의원은 자체 단일화를 거쳐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에 한명씩 도전하기로 했다.
불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빅3' 중에서는 박지원 의원이 사실상 출마를 공식화했다. 박 의원은 18일 "당 대표가 되려는 것은 친노-비노 대결을 막고 정권교체 하자는 것인데 저의 출마가 왜 다른 두 분의 출마 문제와 연계돼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당권 도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 정세균 의원은 지역을 돌며 표심을 공략하면서도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답을 피하고 있다. 당내에서 계파 갈등을 피하고 새 얼굴을 찾기 위해 이들 '빅3'가 출마해선 안 된다는 요구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 사람을 개별 접촉해 불출마를 권유했던 재선 중심 그룹은 다른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를 공식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의원 10여명이 뜻을 같이 했고 최대 2~30명의 의원이 서명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등록은 이날로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 문 의원은 전대 룰이 확정되면 출마 여부를 명확히 밝히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한 터라 곧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정 의원도 이에 맞춰 출사표를 꺼내들지, 말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통합진보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해산 결정이 야권의 당권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 제3당의 소멸로 야권의 재편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차기 지도부의 가장 큰 숙제는 20대 총선과 대선인데, 야권 통합은 승리의 충분조건까지는 아니어도 필요조건은 된다.
더구나 선거 때마다 야당의 발목을 잡은 '종북' 카드는 더 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다. 헌재 결정에 반발하는 진보개혁세력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진 것이다.
김갑수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는 "전대에서 큰 이슈가 없는 상황에 진보개혁 진영을 모두 아우르는 대통합카드가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며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당권 후보 중 누군가는 하루빨리 대화를 통해서 단일대오를 만들자는 공약을 들고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