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과 한때 통진당과 한솥밥을 먹었던 정의당은 적지 않은 온도차이를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헌법재판소의 오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나 민주주의의 기초인 정당의 자유가 훼손된 점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통진당에 결코 찬동하지 않는다"면서 "그럼에도 통진당의 해산판단은 국민의 선택에 맡겼어야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권자인 국민의 투표를 통해 정당의 운명을 판단하게 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맞다는 의미다.
그는 보충 설명을 통해선 "비대위원이나 전략 단위 실무자들도 굉장히 무겁고 진지한 선에서 논의했다"며 "브리핑은 짧았지만 입장 정리해 내기까지 고민도 그만큼 깊었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진보정당의 한축인 통진당의 해산이 정당의 자유 등 헌법적 가치를 제대로 판단한 것인지를 따지면서도, 통진당의 강령과 이석기 전 의원 등 일부의 일탈에 대해서도 눈감을 수 없는 현실속에서 입장 수위를 결정하느라 고충이 컸다.
또 과거 여려 번에 걸쳐 선거과정에서 연대했다는 점도 보다 선명한 입장을 정하는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박 대변인은 여당에서 과거 통진당과의 선거연대에 대해 비판한데 대해 "민주당은 선거연대나 정책연대를 통해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열세를 극복해온 전통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오늘 그걸 되돌려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천호선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등 통진당에서 분당한 정의당은 "이번 판결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정의당은 이날 성명을 통해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탄생한 헌재의 역사 중 가장 치욕적인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이 된 정의당은 "정당은 말그대로 자율적인 정치적 결사체로 오직 주권자인 국민이 심판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판결은 국민의 기본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가 해산 결정의 근거로 삼은 통진당 강령과 이석기 사건(RO사건)에 대해선 "일부 주도세력에 의해 주도권 정치행위를 정당 전체가 한 것으로 여긴다면 한국 사회 어떤 정당이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번 판결은 명백한 실체적 위협이 없어도 정치적 찬반에 따라 정당을 해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며 "적대와 증오의 정치, 상대방을 악마화하는 정치가 다시 부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