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단체 "민주주의 파괴" vs "민주주의 발전 계기" = 진보적 시민단체는 이번 헌재의 판단을 '민주주의 파괴'로 규정하며 강력 비난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사무총장은 "통진당의 이념이나 사상이 내란 선동이나 반국가활동을 한 것으로 법원이 인정한 이석기 의원이나 RO(혁명조직)와 일치된다고 규정한 것"이라면서 "일부 행위를 통진당의 행위로 해석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진당의 강령 중 '진보적 민주주의'가 북한의 주체사상과 일치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정부나 검찰만의 주장"이라면서 "학계에서는 이에 대해 자유·평등·공동체 이익 같은 헌법적 가치와 연결되는 것"이라며 "통진당의 이념을 단정적으로 해석해 해산 결정한 것은 무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도 "이번 선고는 일종의 민주주의 파괴"라면서 "헌재가 민주주의의 핵심인 정치적 다원주의를 부정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재가 자신들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고 스스로 발등을 찍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반면 보수 단체는 이번 선고가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라며 헌재의 선고를 지지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이옥남 정치실장은 "정치적 판결이 아닌 법의 판결인 만큼 하루빨리 해산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선고를 반겼다.
그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국민들도 자유민주주의의 참된 가치를 되새기고 민주주의가 한층 발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시민들도 찬반 갈려 = 시민들은 통진당 자체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를 냈지만. 헌재를 통해 정당을 해산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
직장인 진영식(27)씨는 "극단적 사상은 투표와 토론 과정을 거쳐 배제해야 한다"면서 "헌재를 통해 정당이 해산돼 그에 따른 정치적 반발과 사회 갈등을 초래하고 비슷한 유사 정당이 또다시 생겨나 결국 해결되는 것이 없을 것"이라며 헌재의 판결을 비판했다.
직장인 이모(27·여)씨는 "통진당의 방식이나 급진적인 생각에는 동의를 하지 않는다"고 전제하면서도 "어차피 통진당은 그냥 놔둬도 자연사할 정당인데 헌재의 판결로 해산까지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조모(26·여)씨는 "통진당은 이미 RO와의 관련성 등 이적단체라는 근거가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주의와 헌법을 무시하고 파괴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헌법으로 지켜줘야 할 필요가 없다"고 헌재의 판단을 환영했다.
김모(40)씨는 "통진당은 이미 정당이라기보다는 이적단체로 보인다"면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집단을 대한민국 헌법으로 정당으로써 보호해줄 필요가 없다"고 헌재를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