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주민들은 이 건물이 기존 기독교 교단들이 규정하고 있는 이단·사이비와 관련된 시설로 확인된다면 입주반대운동까지 계획하고 있어 큰 파장이 예상된다.
18일 오후 6시부터 1시간가량 울산시 북구 천곡동 농소3동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이날 설명회는 동네에 건립 중인 한 종교시설의 구원파 관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시설은 북구 천곡동 588-1, 2번지 일대 1,917㎡ 대지에 4층짜리 건물로 지난해 4월부터 현재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문제가 된 것은 한 층, 두 층 올라가는 건물이 주민들 눈에 띄고 구원파와 관련된 건물이라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다.
주민들 사이에서 그 여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설명회가 열리게 된 것.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지역 주민대표 30여 명은 진지한 표정으로 두 편으로 나눠 나온 발제자들의 설명을 잇따라 경청했다.
발제자로는 구원파와 관련이 없다며 이 시설을 건립 중인 대한예수교침례회(생명의말씀선교회) 관계자 4명.
반대로 해당 시설은 구원파 시설이라며 여러 기독교 교단으로 구성된 울산북구교회지도자협의회 관계자 4명이었다.
20분씩 할애를 받은 발제자들은 준비한 자료를 10분 동안 설명하고 나머지 10분은 주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등기부등본상 소유주는 대한예수교침례회 울산북부교회로, 주소는 중구 함월16길 77(성안동)로 되어 있다.
이 주소는 대한예수교침례회 울산교회가 위치해 있어 울산교회가 북구지역에 다른 교회를 확장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예수교침례회 측은 이요한 씨가 설립한 교단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유병언 씨의 구원파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씨가 지난 1982년, 유병언 씨가 소속된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탈퇴한 이후 32년간 교류가 없었던 만큼, '구원파'와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기독교복음침례회 창시자인 권신찬 씨는 지난 1964년부터 국제복음방송(현, 극동방송)에서 '은혜의 아침'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예수교침례회 관계자는 "그 동안 우리 교단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없음에도 무분별하게 이단 구원파로 몰려 오해와 핍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북구교회지도자협의회는 여러 정통 기독교 교단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에서 이요한 씨가 설립한 예수교침례회를 이단인 구원파로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즉, 구원파로 규정된 주요 3개 파에 권신찬·유병언 씨의 '기독교복음침례회', 이요한 씨의 '대한예수교침례회', 박옥수 씨의 '기쁜소식선교회'가 포함돼 있다는 것.
기독교복음침례회에서 탈퇴했다는 이 씨는 복음침례회 창시자이자 구원파 최초의 교주인 권신찬 씨와 함께 활동하고 권 씨에게 목사안수까지 받은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권 씨가 극동방송에서 프로그램을 맡았다고 하지만 결국, 물의를 일으켜 방송에서 퇴출됐다고 지적했다.
또 '깨닫고 거듭나야 구원받는다'는 예수교침례회 교리 역시,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정통 기독교의 가르침과 반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기존 기독교 교단인 '기독교한국침례회'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해 한국교회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게 북구교회지도자협의회의 설명이다.
북구교회지도자협의회장 윤득주 목사는 "예수교침례회가 구원파로 몰려 억울하다면 왜 30여 년간 기존 기독교 교단을 설득하거나 검증받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지 도리어 묻고 싶다"고 말했다.
설명회를 마친 주민들은 "교회끼리 싸우는 것 같은데 왜 주민들을 끌어 들이느냐" "구원파 여부를 떠나 조용한 동네에 종교시설이 들어와 물의를 일으켰다면 재고할 필요가 있다" "구원파라는 원뿌리가 같고 한국 기존 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했다면 심사숙고 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