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조 씨가 숨겨놓은 뭉칫돈 1,200억 원 가운데 172억 원을 빼돌린 '전국 조희팔 피해자 채권단'의 임원과 고철업자 등 12명이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이기옥)는 18일 채권단이 확보한 조희팔 은닉재산 중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배임, 횡령 등) 공동대표 곽모(46) 씨를 비롯한 채권단 간부 등 9명을 구속기소했다.
또 조 씨에게서 받은 투자금 중 일부를 착복한 혐의로 고철업자 현모(52) 씨를 구속 기소하고 현 씨의 친동생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곽 씨 등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다단계 업체 법인 소유의 호텔과 백화점 매각대금 일부를 빼돌리는 방법으로 76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현 씨는 부동산 20여곳과 억대의 골프회원권 2개를 구입하는 등 초호화생활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소문만 무성했던 채권단 임원진들의 도덕적 해이가 사실로 확인됐다"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수익금도 끝까지 추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나 현 씨를 무혐의 처리했다가 지난 7월 대구고검의 재기수사명령을 받고 세 번째 수사에 착수했다.
현 씨 등을 검찰에 고발한 피해자 김모 씨는 "다단계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린 채권단 간부들은 조 씨보다 더 악성"이라며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응당한 처벌을 받는것 같아 조금이나마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