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이탈·노예계약 폭로…'잡음' 이어진 가요계

[2014 연예 10대뉴스 ⑩] 진흙탕 갑-을 경쟁 이어져…

크리스(왼쪽), 루한(자료사진/황진환 기자)
올해도 가수들과 기획사 간의 분쟁은 잇따랐다. 아이돌 그룹 엑소(EXO)부터 메건리, B.A.P 등 계약 문제를 두고 기획사와 폭로전을 이어가며 쉴 틈 없이 연예면을 달궜다.

◈ "이제부터 혼자 할래요"

국내외에서 절정 인기를 얻고 있는 엑소는 올 해만 두 명의 중국인 멤버가 빠져나갔다. 크리스(우이판)와 루한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전속계약부존재효력확인소송을 청구하고 일방적으로 팀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익 분배 및 스케줄 결정, 건강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중국에서 영화에 출연하는 등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엑소 활동을 통해 얻은 인기를 자국에서 뽐내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최근 SM과 조정기일을 진행했다. 하지만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사건은 해를 넘기게 됐다.

문준영(사진=스타제국 제공)
◈ "피 같은 돈,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지난 9월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리더 문준영은 소속사를 향한 거침없는 폭로를 가해 이목을 끌었다.

문준영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피 같은 돈들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등 소속사를 비난하는 글을 수차례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자신과 멤버들이 당한 불합리한 처우와 이로 인해 원형탈모증과 자살 시도 등의 고통을 겪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연예계 전반에 팽배한 부당한 관행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 자신의 소득 내역서를 공개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갈등은 예상과 달리 싱겁게 마무리 됐다. 소속사 스타제국은 갈등을 풀었다고 밝혔고, 문준영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B.A.P(자료사진)
◈ "노예계약!" vs "무슨 소리?"

소속사와의 부당 계약을 문제로 삼아 분쟁이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가수 메건리는 소속사 소울샵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메건리 측은 소속사의 주먹구구식 운영과 일방적인 계약, 공정하지 못한 활동과 처분 등을 소송 배경으로 들었다. 이에 소속사 측이 메건리가 이중국적으로 중대한 계약 위반 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며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같은달 그룹 B.A.P의 멤버 전원은 소속사 TS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확인 소송 제기를 했다. 이들은 남미, 동남아 등에서 활동하며 약 100억원대 수입을 올렸지만, 소속사가 데뷔 이후 단 1,800만원만 각자에게 수익으로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노예계약과 불공정계약을 소송취지로 들었다.

이에 TS측은 '불공정 계약 조항'이나 '노예 계약'의 요소는 일절 존재하지 않으며, 일방적으로 부당한 처우 또한 전혀 없었다면서 "B.A.P를 영입하려는 배후세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 "서로간의 충분한 소통 필요"

이처럼 가수와 기획사 간의 분쟁과 잡음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가수도 하나의 직업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회인들이 직장에 불만이 생기면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하는 것처럼 가수들과 기획사와 분쟁을 벌인다는 것. 그는 "사실상 아이돌 그룹 멤버로서 큰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도 문제로 꼽힌다. 특히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는 중소기획사의 경우는 손익분기점이 될 까지 정당한 대우를 해주지 못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밖에 일부 기획사들의 주먹구구식 회계운영도 걸림돌로 꼽힌다.

가수들의 책임도 빼놓을 순 없다. 이 관계자는 "특히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후부터 자신들이 일한 만큼 수입을 얻지 못한다는 불만이 생기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K팝 열풍의 또다른 이면을 보여주는 이 같은 분쟁.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내년에도 비슷한 사례를 계속해서 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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