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부사장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했다.
조 전 부사장은 심경이나 폭행 혐의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죄송합니다"는 말만 세 차례 되풀이할 뿐이었다.
회항 지시, 사무장이나 승무원들에게 허위 진술 강요, 음주 여부 등도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검은색 승용차를 이용해 청사에 도착한 뒤 차량에 내리면서부터는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옮기다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엉뚱한 방향으로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청사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까지 4분여 동안 조 전 부사장의 뺨과 콧등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조 전 부사장의 지난 12일 국토교통부 출석 당시 대한항공 측이 직원 40여 명과 스피커폰까지 동원해 진행하면서 논란이 됐던 '리허설'은 이번 검찰 출석에서는 없었다.
대한항공 측 직원 몇 명만이 나와 조 전 부사장의 출석을 바라볼 뿐이었다.
현재 청사 8층 형사 5부 검사실로 이동한 조 전 부사장은 기내에서 폭언을 하고 폭력을 행사했는지, 구체적인 회항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의 기내 고성과 폭언은 앞서 국토교통부 조사에서도 확인된 만큼 검찰은 이날 조 전 부사장의 폭력 행사 여부를 확인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 앞자리에 앉았던 일등석 승객 등으로부터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 어깨를 밀치고 책자로 사무장 손등을 찔렀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조 전 부사장이 기내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폭언을 한 정황을 확보해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폭행 여부에 대한 판단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검찰에 공을 넘겼다.
조 전 부사장은 앞서 지난 12일 국토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는 폭행 혐의에 대해 "처음 듣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검찰은 '땅콩 회항' 사건이 단순 기내 소동과 달리 사실상 승객이 승무원들에게 위협을 가해 여객기를 '장악'한 셈이라는 점에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측의 사건 은폐와 증거 인멸 시도 정황도 국토부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된 만큼 검찰이 조 전 부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