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의원한테 준 자료와 나한테 준 자료 다르냐. 제가 보고받은 자료는 참여 정부의 투자회수율은 102%밖에 안되고 MB정부가 114%로 더 높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를 앞둔 지난 15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노영민 의원과 최경환 부총리는 서로 얼굴을 붉히며 목청을 높였다.
해외자원개발 국정조사 특위 위원장을 맡게 된 노 의원은 이명박 정부들어 공기업 위주로 투자가 이뤄져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고 공세를 폈고, 최 부총리는 참여정부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양측은 서로 상이한 통계들 들이대며 설전을 벌였는데 가장 크게 충돌한 지점은 투자회수율이었다. 양측은 모두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그 수치는 천차만별이었다.
노 의원은 민간을 제외한 공기업 기준으로 MB정부때 시작한 사업으로 현재까지 총 387억 4,900만 달러의 투자가 이뤄졌고 회수액은 50억 9,700만 달러에 그쳤다고 밝혔다.
반면 참여정부때는 61억 9,100만달러를 투자해 55억 1,300만 달러를 회수했다고 했다.
◈ 투자당시 '장밋빛 전망'으로 회수율 산출
최 부총리가 해외자원개발로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은 MB정부 때가 참여정부 때 보다 회수율이 더 높았다고 한 이유는 뭘까.
해답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최 부총리와 여당 의원들에게 제공한 자료에 나와 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해외자원개발 현황 및 주요쟁점'자료를 보면 "MB정부 기간 중 자원 공기업 투자는 242억 달러(26조원)이고 회수전망은 총 30조"라고 나와 있다.
회수액은 이미 회수한 36억 달러(4조원)에 회수 예상액 243억 달러(26조원)를 합친 것이다.
최 부총리가 회수율이라고 한 것은 사실 예상치에 불과한 것이다.
하지만 자료에는 예상치를 이렇게 산정한 근거는 나와 있지 않다.
더군다나 석유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들은 야당 의원들에게 "회수율을 예상할 수 없고 그런 수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서 산업부에서 통계를 '마사지'한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에 산업부 관계자 역시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특정 광구에 들어갔을 때 나중에 이정도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상한 내부수익률(IRR)을 근거로 한 것"이라며 "내부 참조용으로 한번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현 시점에서의 상황이 아닌 투자할 당시의 ‘장밋빛 전망’을 토대로 예상 수익률을 따져봤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허무맹랑한 통계를 들이대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국조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파헤치겠다며 벼르고 있다.
노영민 의원은 "참여정부의 투자규모는 MB정부의 2.3%에 불과하고, 참여정부는 민간위주로 했고 MB정부는 공기업 중심으로 자원개발을 했다"면서 "국조를 통해 엉터리 자료를 만든 공무원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