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는 올 시즌 뒤 두산의 은퇴식과 코치 제안을 마다하고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왔다. 하지만 새 둥지가 유력했던 kt 입단이 무산됐다. 조범현 감독이 직접 만나 함께 하자는 뜻을 전했지만 실무진과 세부 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또 하나의 행선지로 꼽혔던 한화 입단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당초 "기량을 테스트할 기회를 줄 수 있다"고 했던 '야신' 김성근 감독마저 관심을 돌렸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16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현재로서는 김동주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구단에 영입하겠다는 뜻을 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당초 김 감독은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 기간 김동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두산을 떠나 새 팀을 찾고 있다는 소식에 "아직 더 할 수 있는 나이"라면서 테스트 기회를 줄 의사를 보였다. 다만 구단과 상의를 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었다.
▲혹독한 마무리 훈련, 달라진 상황
하지만 그 사이 상황이 달라졌다. 마무리 훈련을 마치면서 얼추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을 마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우리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김동주 영입이)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연일 화제를 모았던 혹독한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의지와 가능성을 확인한 김 감독으로서는 그 열정에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는 내년 송광민, 김회성 등이 3루를 놓고 경합이 예상된다. 1루는 주장 김태균이 버티고 있고, 지명 타자로도 김태완이 있다. 더욱이 한화는 외야수 영입이 더 시급한 상황이다. 김동주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한화 관계자는 "만약 감독님이 영입 요청을 했다면 작업에 들어갔겠지만 그런 부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마무리 훈련 때 언급도 '있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도의 관심이었지 적극적이시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장고 끝에 전력 외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더군다나 한화는 FA 시장에서 배영수와 권혁, 송은범 등을 데려왔다. 더 이상의 외부 영입은 기존 선수들을 흔들 수 있다.
과연 김동주가 어느 팀에 새롭게 둥지를 틀 수 있을까. 17시즌 통산 1625경기 타율 3할9리 273홈런 1097타점을 올린 천재 타자의 2014년 겨울이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