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의 外人 3인방 '맥도웰-이버츠-헤인즈'

왼쪽부터 에릭 이버츠, 조니 맥도웰, 애런 헤인즈 (사진 제공/KBL)

1990년대 말 어느 동네의 농구 코트에 가도 '맥도웰' 한 명쯤은 있었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센데 기술까지 갖췄다면 어렵지 않게 별명을 붙여줄 수 있었다.

1997년부터 2004년까지 KBL 무대에서 활약한 조니 맥도웰은 국내 농구 팬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외국인선수였고 한 시대의 아이콘과 같은 존재였다.

조니 맥도웰이 골밑의 파괴자였다면 에릭 이버츠는 외곽의 스나이퍼였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국내에서 활동한 에릭 이버츠는 통산 387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는데 이는 역대 45위이자 외국인선수 중 1위 기록에 해당한다.

에릭 이버츠는 공격 농구가 대세였던 그 시절을 상징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00년대 들어 외국인선수 제도가 수차례 바뀌었다. 자유계약 선발 제도가 도입된 시기가 있었고 과거 2명 보유 2명 출전 제도는 현행 2명 보유 1명 출전으로 정착되기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이 과정에서 '롱런'하는 외국인선수가 줄어들었다.

온갖 변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한 자리를 지킨 선수가 있다. 현재 서울 SK 유니폼을 입고있는 애런 헤인즈다. 헤인즈는 2008년부터 서울 삼성과 울산 모비스, 다시 삼성, 창원 LG를 거쳐 2012년부터 3시즌째 SK 소속으로 뛰고있다.

헤인즈가 프로농구의 새로운 역사를 향해 걷고있다. 헤인즈는 14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전에서 36점을 몰아넣어 통산 6,040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헤인즈는 에릭 이버츠(6,022점)를 제치고 외국인선수 통산 득점 부문 2위로 올라섰다.

◆外人 통산 득점 1위는 맥도웰

이 부문 1위 기록은 조니 맥도웰이 갖고 있다. 조니 맥도웰은 KBL 정규리그 통산 317경기에 출전해 7,077점을 기록했다.

조니 맥도웰은 처음 KBL 무대를 밟은 1997-1998시즌부터 3년 연속 최우수 외국인선수상을 차지했다. 그의 소속팀 대전 현대(전주 KCC의 전신)는 이 기간에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조니 맥도웰은 인천 SK와 모비스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통산 평균 22.3점, 12.1리바운드, 4.5어시스트, 1.6스틸을 올렸고 야투 성공률은 56.5%로 높았다.

조니 맥도웰은 토착화된 외국인선수였다. 코트에서 누구와도 소통에 문제가 없었다.

길거리 농구를 하다보면 누군가 슛을 쏠 때 공의 궤적을 보고 미리 콜을 외치는 경우가 있다. 길다 혹은 짧다는 표현을 자주 쓴다. 조니 맥도웰은 슛이 짧다고 판단될 경우 "쇼트(short)!"라고 외치지 않았다.

우리 말로 또박또박 "짧아!"라고 외쳤다.


조니 맥도웰 (사진 제공/KBL)

▲조니 맥도웰의 시즌별 평균 기록 (시즌 - 소속팀 - 주요 기록)

1997-98시즌 - 현대 - 27.1점, 11.8리바운드, 3.8어시스트
1998-99시즌 - 현대 - 24.6점, 13.5리바운드, 3.4어시스트
1999-00시즌 - 현대 - 23.1점, 13.3리바운드, 4.7어시스트
2000-01시즌 - 현대 - 21.7점, 13.4리바운드, 5.2어시스트
2001-02시즌 - 인천SK - 22.8점, 12.1리바운드, 5.8어시스트
2002-03시즌 - 인천SK - 20.3점, 11.0리바운드, 4.2어시스트
2003-04시즌 - 모비스 - 15.5점, 9.1리바운드, 3.9어시스트

◆'공격 농구의 아이콘' 에릭 이버츠

에릭 이버츠는 프로농구 원년 멤버다. 광주 나산, 코리아텐더, 창원 LG 등에서 활약했다. 통산 218경기에 출전해 평균 27.6점, 9.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57.8%.

에릭 이버츠는 1997시즌과 1999-2000시즌까지는 3점슛을 자주 쏘지 않았다. 2000-2001시즌부터 달라졌다. 당시 에릭 이버츠가 속한 LG는 김태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KBL 역사상 가장 화끈한 공격 농구를 펼쳤던 팀이다.

2000-2001시즌의 LG는 프로농구 원년 시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100점대의 시즌 평균 득점을 기록한 팀이다. LG는 45경기에서 평균 103.3점을 기록했다.

에릭 이버츠는 이때부터 3점슛을 던졌고 2003년 KBL 무대를 떠날 때까지 매 경기 평균 2개 이상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돌이켜보면 에릭 이버츠는 KBL 무대에서만큼은 '스트레치형 빅맨'의 원조에 가깝다. 공격 범위가 넓어 동료들에게 빈 공간을 열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코리아텐더 시절에는 현재 방송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현주엽과 환상의 호흡을 발휘하기도 했다.

▲에릭 이버츠의 시즌별 평균 기록 (시즌 - 소속팀 - 주요 기록)

1997시즌 - 나산 - 32.2점, 11.1리바운드
1999-00시즌 - 코리아텐더 - 27.7점, 10.7리바운드
2000-01시즌 - LG - 27.8점, 10.1리바운드
2001-02시즌 - LG - 24.8점, 10.9리바운드
2001-02시즌 - 코리아텐더 - 29.9점, 10.5리바운드
2002-03시즌 - 코리아텐더 - 24.9점, 7.9리바운드

◆애런 헤인즈, 맥도웰 기록 넘어설까

'현재 진행형' 애런 헤인즈는 외국인선수 통산 득점 부문 1위로 도약할 수 있을까.

약 1천점 정도 차이가 난다. 일단 올 시즌에 기록을 경신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만약 다음 시즌에도 KBL 무대에서 활약한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애런 헤인즈가 다음 시즌 KBL 무대에 남는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선수 제도 변경 때문이다.

먼저 10개 구단 모두 일괄적으로 지금 뛰고 있는 선수와 재계약을 할 수 없다.

내년 선발부터 다시 신장 제한이 생긴다. 둘 중 한 명은 193cm 이하 선수를 뽑아야 한다. 따라서 대다수의 팀들이 골밑을 지킬 장신 센터를 먼저 뽑고 193cm 이하의 선수를 선발할 것이다. 애런 헤인즈의 공식 신장은 201cm이지만 정통 센터는 아니다.

하지만 KBL 경험이 압도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에 외면하기도 쉽지 않다.

애런 헤인즈 (사진 제공/KBL)

애런 헤인즈의 팀 동료 김선형은 "헤인즈는 영리한 선수다. 머리가 좋다. 한국 농구에 특화됐고 슛도 되고 돌파도 된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까지 해주면서 완전체가 됐다"고 평가했다.

▲애런 헤인즈의 시즌별 평균 기록 (시즌 - 소속팀 - 주요 기록)

2008-09시즌 - 삼성 - 15.1점, 6.1리바운드, 1.3어시스트 (평균 25분 출전)
2009-10시즌 - 모비스 - 12.6점, 4.8리바운드, 1.4어시스트 (평균 15분 출전)
2010-11시즌 - 삼성 - 23.1점, 8.5리바운드, 2.9어시스트 (평균 29분 출전)
2011-12시즌 - LG - 27.6점, 11.8리바운드, 3.3어시스트 (평균 39분 출전)
2012-13시즌 - SK - 19.1점, 8.4리바운드, 2.4어시스트 (평균 27분 출전)
2013-14시즌 - SK - 18.4점, 7.0리바운드, 2.2어시스트 (평균 23분 출전)
2014-15시즌 - SK - 20.1점, 8.7리바운드, 3.7어시스트 (평균 29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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