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이날 오전 9시 40분쯤 비공개로 검찰에 출석한 이 전 비서관은 12시간 가까이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오후 9시 27분에 청사를 나왔다. 당초 알려진 시간보다 1시간 30분 가량 늦게 조사실을 나왔다.
이 비서관은 정윤회씨와 연락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에 연락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일보가 보도한 문건의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자신이 정호성, 안봉근 비서관과 함께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근거없이 전혀 사실과 다른 용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질문에 답을 피하던 이 비서관은 정윤회씨와 지난 4월 통화한 상황에 대해서는 다소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시사저널 보도가) 너무나 황당한 기사라고 본인(정윤회)이 생각했기 때문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내사한다는 기사 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당사자로서 답답한 마음에 공직기강비서관실에 계속 연락을 취했다"고 정윤회씨의 당시 상황을 자세하게 전달했다.
즉, 정윤회씨가 박지만 EG회장의 미행설에 대한 시사저널 기사가 나오자 답답한 마음에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에게 계속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자 자신에게 연락했다는 것이다.
이 비서관은 정윤회씨가 "그쪽(조응천 전 비서관)에서 나한테 먼저 전화하는 것이 맞는것이 아닌가. 그런데 내가 전화하는데도 왜 자꾸 피하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했다. 기자님들의 문답에 일일이 말하는게 적절치 않다"며 택시를 타고 청사를 떠났다.
이날 검찰은 이 비서관을 상대로 정윤회씨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 십상시라는 모임이 존재하는지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주 분석이 끝난 통신기록과 정윤회씨, 이재만 비서관, 김춘식 행정관 등 당사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비밀 회동은 없다고 결론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 진위 수사가 마무리에 접어든 가운데 검찰은 이번주 초 박지만 EG회장을 소환해 문건 유출 경위와 조응천 전 비서관 등 박지만 회장의 측근 그룹인 7인회가 배후에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