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21)이 돌아왔다. 호시탐탐 프로농구 1-2위권 경쟁 합류를 노리는 원주 동부가 자그마한 날개를 달았다.
허웅은 11월25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 도중 무릎을 다쳐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지난 12일 아버지 허재 감독이 이끄는 전주 KCC를 상대로 복귀했으나 10분간 출전해 경기 감각을 조율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허웅은 14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8점을 올리며 제 몫을 해냈다. 특히 2쿼터에 9점을 몰아넣는 발군의 활약을 펼쳤다.
동부는 삼성을 6연패 늪에 몰아넣으며 83-74로 승리했다. 시즌 전적 16승9패로 1위 울산 모비스(20승5패)에 4경기 차 뒤진 3위를 유지했다. 2위 서울 SK(19승6패)와는 3경기 차.
허웅은 이날 야투 9개를 던져 5개를 성공시켰다. 3점슛 성공률은 60%(5개 시도, 3개 성공)로 높았다. 외곽 지원이 뒷받침된 상황에서 김주성과 윤호영 등 포워드들은 더욱 힘을 냈다.
18득점은 허웅의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1월1일 KGC인삼공사전에서 기록한 16점이다.
사실 허웅이 현재 팀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기량을 갖췄다고는 보기 어렵다. 이제 데뷔한 신인이다. 그러나 김영만 동부 감독은 허웅이 코트에 불어넣어줄 수 있는 활력에 대해서만큼은 기대를 걸고 있다.
김영만 감독은 경기 후 "허웅이 경기 중간에 투입돼 팀이 어려울 때 슛을 잘 성공시켰다"며 "허웅이 들어가면 팀이 활발해지고 움직이면서 하는 농구가 좋아진다. 슛도 있지만 돌파력도 있고 스피드도 좋아 동료들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팀 선배 윤호영도 허웅에 대해서는 기대가 크다. 무엇보다 지금껏 동부에 없었던 스타일의 선수라는 점에서 허웅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윤호영은 "마지막 클러치 상황에서 개인 기량으로 슛을 만들어 던질 수 있는 선수가 있다는 것이 우리 팀에게는 좋다. 지금껏 없었던 스타일이다. 새롭게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되는 것 같다"며 "그동안 우리끼리는 서로 안 던졌는데 지금은 누구에게 줘도 던진다"며 웃었다.
이어 윤호영은 "허웅이 빠르고 돌파가 좋다 보니까 상대를 흔드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된다. 그동안 그게 부족했다. 두경민은 돌파보다는 슛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그런 점에서 코트 밸런스가 잘 맞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 세 번째로 한 경기 두자리수 득점을 올린 허웅은 "부상은 괜찮다. 통증이 조금 있지만 경기에는 지장이 없다"며 "오늘 첫 슛을 자신있게 던졌는데 잘 들어갔다. 시간에 쫓겨 던진 두 번째 슛이 들어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