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올해 대회는 전·현직 남녀 축구대표선수와 연예인 외에 최범준(뇌성마비), 노영석(지적장애), 김종훈(청각장애), 진병석(시각장애) 등 4명의 장애인 축구 국가대표 선수가 참가해 대회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김종훈은 3쿼터에 맹활약하며 자신이 속한 희망팀의 12-9 승리를 이끌어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다.
◈모두를 놀라게 한 슈틸리케 감독의 깜짝 등장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앞둔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이번 한 주가 상당히 바쁜 한 주로 기억에 남을 듯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K리그 클래식 감독들과 만나 대표팀과 K리그의 상생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연이은 정치인 구단주들의 발언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10일에는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에서 한중일 리거들과 함께 할 마지막 전지훈련의 목표와 아시안컵을 앞둔 각오 등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12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104마을에서 정몽규 회장 등 대한축구협회 임직원과 함께 연탄나누기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각종 행사로 바쁜 일정을 보낸 슈틸리케 감독의 마지막 깜짝 등장은 홍명보장학재단이 개최하는 자선축구대회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함께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축구로 나누는 사랑을 함께했다.
◈댄스는 기본, 따뜻한 메시지까지! 올해도 계속된 세리머니 경쟁
매년 겨울마다 열리는 이 자선축구대회의 백미는 승부 자체보다 많은 골이 터진 뒤 선수들이 선보이는 세리머니를 보는 맛에 있다. 올해 역시 20골이 넘는 많은 골이 터졌고, 매 골 마다 선수들의 재치있는 세리머니가 펼쳐졌다.
단체사진과 낚시, 경례 등 다양한 세리머니가 등장했고, 경기에 앞서 새신랑이 된 국가대표 수비수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은 경기장을 찾은 신부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세리머니까지 선보였다.
하지만 이 경기에서 가장 돋보인 세리머니는 양 팀이 나란히 선보인 깜짝 메시지다.
3쿼터에 양 팀 장애인 선수들이 차례로 골 맛을 본 가운데 사랑팀이 먼저 뇌성장애 국가대표 최범준의 득점 이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되는 세상'이라고 적힌 이너셔츠를 선보였다. 이어 희망팀도 청각장애 국가대표 김종훈이 만회골을 터뜨리자 '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공개했다.
실제로 이 경기에서 3쿼터에 나선 장애인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전현직 남녀 국가대표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축구 실력을 선보이며 경기장을 찾은 많은 축구팬의 큰 박수를 받았다.
◈오늘은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불러줘요~
이날 선수들은 유니폼에 이름이 아닌 각자의 별명을 달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평소 팬들로부터 불리는 별명을 붙이고 나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사랑팀의 골키퍼 김승규(울산)는 '마이콜', 수비수 김진규(서울)는 '철인6호', 여자 국가대표 전가을(현대제철)은 '테크니션' 등 평소 팬들이 불러주는 별명으로 자신을 대표했다.
희망팀도 이종호(전남)가 '광양 루니', 여자 국가대표 지소연(첼시)이 '지메시',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뛰는 수비수 김창수가 '창숙이' 등 팬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별명을 선택했다.
별명을 통해 가족을 향한 사랑을 과시한 선수도 있다. 희망팀 미드필더 박종우(광저우 푸리)는 '리원아부지'라는 이름으로 귀여운 딸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비수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도 '지우애비'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14일 국내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린 뒤 정확히 1년 만에 일본에서 다시 한 번 결혼식을 올리는 정대세(수원)도 '태주파파'라는 별명으로 자신의 이름을 대신했다. 정대세는 이 경기 후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