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수원 토막살인 용의자, 오원춘 수법 연상"

-원한범? 사이코패스? 증거 더 나와야
-나머지 시신 발견이 의문 풀 열쇠
-정상적 性관념으론 발생 힘든 범죄
-또다른 내연녀 대상 범행 가능성도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박재홍 앵커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지난 한 주 동안 수원시 일대를 공포로 몰고 갔던 ‘팔달산 토막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어젯밤 11시 40분 경에 체포됐습니다. 용의자는 중국 동포였고 50대 남성인 박 모씨였습니다. 피해여성 역시 박 씨와 동거해 왔던 중국동포 40대 여성 김 모씨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시신을 훼손하고 살점 형태로 유기했던 흉악한 수법이 충격적인 상황인데, 이번 사건의 범행동기와 풀리지 않는 의문들에 대해서 전문가와 함께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의 이수정 교수입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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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수정> 네, 안녕하십니까.

◇ 박재홍> 일단 유력한 용의자와 피해자 모두 중국동포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고, 피해자가 용의자의 동거녀였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원한범죄로 인한 사건이라 볼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일단 과연 동거녀에 대한 단순한 의심이나 배신으로 인한 이별범죄에 해당되는지 추가 증거들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보이고요. 물적 증거가 지금 다 확보가 된 게 아니니까 그런 것들이 좀 더 확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박재홍> ‘주변에 대한 탐문수사가 좀더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고. 그런데 검거 당시에 용의자가 또 다른 여성이랑 새로운 동거를 시작하려고 했다는 내용도 있던데요?

◆ 이수정> 그러니까 남성의 주장처럼 동거인 것이지, 또 다른 피해자를 유인하는 과정이었었는지 사실은 불명확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좀 더 밝혀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박재홍> 그리고 지난 4일 발견한 상반신 시신과 어제인 11일에 추가로 발견된 시신이 동일한 인물로 파악되고 있는데요. 시신의 가슴부위를 훼손한 것으로 볼 때 범죄수법이 굉장히 잔인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이수정> 일반적인 살인사건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사건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지금 오원춘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그런 수법인데요. 그런데 ‘그렇게까지 잔혹행위를 해야 되는 이유가 뭐냐가 문제입니다. 지금 발견된 시신 이외에 아직 발견이 되지 않은 시신 부분들이 존재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나머지 부분은 어떻게 처리해 놨는지를 파악하면 그런 의문들을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박재홍> 조금 전에 오원춘 얘기를 하셨습니다마는 오원춘의 집과 불과 1.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시신이 발견 됐습니다. 그리고 오원춘 사건과 비슷하게 이번 용의자도 시신을 비닐봉지에 여러 개에 나눠서 보관했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이것이 모방범죄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 이수정> 충분히 모방 가능성은 있겠지만 ‘왜 그렇게 했는지’ 그리고 ‘왜 비슷한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이 그런 형태의 시신 훼손방법을 선택했는지’ 이런 부분이 사실 지금 전혀 설명이 안 되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앞으로 좀 더 명확하게 캐내줘야 되는 내용이라는 거죠.

◇ 박재홍> 그 과정에서 그렇다면 인육캡슐이라든지 혹은 장기매매의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장기매매는 일단 요건이 충족이 안 된다고 보입니다. 그런데 나머지의 다양한 이유, 예를 들면 한국에서 발생하는 살인범죄에서는 발견하기가 어려운 상황과 연결된 이유가 설득력 있게 제시될 수 있어야 하겠죠.

◇ 박재홍> 그리고 살점이 있던 비닐봉지 안에 여성 속옷이 함께 있다는 사실인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일각에서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마는.

◆ 이수정> 아마도 성적으로 정상적인 사람의 유기방법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요. 예컨대 상당 부분 성적으로 가학적인 의도가 있거나 또는 사법권을 우롱하려는 생각이 있다거나. 이렇지 않고서는 시신을 이런 형태로 흩뿌려놓을 수는 없는 부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추정되는 여러 가지 성격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죠.

(사진=MBN 뉴스 캡쳐)
◇ 박재홍> ‘성적 가학이나 사법권 우롱의 의도도 있을 수 있다’라고 보시고 계시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피해자의 시신이나 살점이 발견된 장소가 사람들의 왕래가 굉장히 많은 곳에서 계속 발견이 됐단 말이죠. 그러면 이건 어떻게 해석해야 될까요?

◆ 이수정> 이 사람이 폐기물을 모아두는 곳이 아니고 산에다 흩뿌려놓은 상태로 유기하는 것은 특이한 부분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유기했다고 그냥 주장하기에는 적합한 유기장소를 찾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시신의 나머지 부분들을 찾는 데 더 집중해야 하겠죠.

◇ 박재홍> 그렇다면 이것이 어떠한 전시효과를 노렸던 범죄였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습니까?

◆ 이수정> 글쎄요, 그렇게도 해석을 해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용의자가 외국에서 들어온 사람이다 보니 경찰 수사 진행상황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할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을 해봐야겠죠. 예를 들자면 인터넷을 활용하는 능력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유기를 했던 의도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거든요.

◇ 박재홍> 그리고 경찰수사 과정에서 의문이 있는데요. 지난 4일에 상반신 시신이 발견됐었고 그 당시에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했었고 탐지견까지 동원을 했었단 말입니다. 그런데 왜 또 이제서야 추가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 4개가 발견됐을까요. 그렇다면 경찰수사 시작 후에 추가로 유기했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 이수정> 일단 탐지견까지 있는데 나머지 시신의 일부를 바로 찾아내지 못했었다는 것은 탐지과정에서 어떤 실수가 있었던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대목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 유기한 시점과 어제 발견된 시신의 유기 시점이 다르다면 이 사람이 예를 들자면 아마도 첫 번째 유기를 하고 경찰의 반응을 좀 봐가면서 두 번째 타이밍에 나머지 부분을 갖다가 옮겨놓았을 가능성도 있죠. 만약에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의 사법권을 시험해 보기 위한 시도였다는 설명이라는 게 가능하겠죠.

◇ 박재홍> 동일한 날에 유기를 했든, 시간차를 놓고 유기했든 경찰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겠네요?

◆ 이수정> 그럴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 보입니다.

◇ 박재홍> 흉악한 수법으로 봤을 때 추가 범죄가 드러날 가능성은 없을까요?

◆ 이수정> 지금 이미 새로운 내연녀를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으로 봤을 때도 상당 부분 이 사람이 한국에 체류하면서 과거에 또 다른 유사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는지 그런 것들은 사실 설명이 돼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충분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입니다.

◇ 박재홍> 어젯밤 11시 40분 경에 검거가 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또한 사실규명이 필요하겠네요.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교수님 말씀 고맙습니다.

◆ 이수정> 네, 수고하세요.

◇ 박재홍>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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