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범 대표이사가 3명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입혀줬고, 노재덕 단장이 모자를 씌워주었다. 김 감독과김태균, 안영명, 조인성이 환영의 꽃다발을 전하며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때 김 감독은 송은범에게 꽃다발을 전하며 가볍게 뺨을 때리면서 회견장에 웃음이 퍼졌다. 예전 SK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애정 표현 쯤으로 볼 만했다. 송은범은 2007년부터 2011시즌 중반까지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입단식 행사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송은범을 살짝 때린 의미에 대해 가볍지 않은 의미를 밝혔다. 김 감독은 "애정 표시가 아니라 헤매고 있어서 '정신 차리라'는 의미였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법했다. 송은범은 지난해와 올해 평균자책점(ERA)이 7점대에 이르렀다. 2009년 12승3패 ERA 3.13의 특급 성적을 거뒀던 송은범이 아니었다. 때문에 지난 시즌 중 KIA로 이적했고, 그럼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1승7패 5세이브 6홀드 ERA 7.35에 그친 뒤 올해도 4승8패 ERA 7.32의 최악 성적이었다. 때문에 KIA에서 FA로 풀렸지만 원 소속 구단과 협상이 결렬됐고, 결국 옛 은사 김 감독의 품에 안긴 것이다. 4년 총액 34억 원의 몸값이었다.
▲FA 3인방 "야신 믿고 부활하겠다" 이구동성
송은범도 김 감독의 일침을 잘 알고 있다. 이날 송은범은 "감독님이 한화에 온다는 말을 듣고 함께 하고 싶었다"면서 "훈련을 많이 시키시지만 두렵지 않다. 내 몸을 감독님께 맡기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살을 빼라'는 지시에 대해 "감독님이 뚱뚱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10kg 정도로 예상하는데 노력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배영수, 권혁에 대해서도 기대감과 함께 은근한 부담감을 줬다. 김 감독은 "3명이 온 것 자체로 부자가 된 느낌"이라면서 "한화가 내년 목표가 우승이고 세 명 다 우승 경험이 있어 우리한테 큰 도움이 되나 싶다"고 운을 뗐다.
내년 예상 성적에서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지웠다. "배영수, 송은범이 선발진에서 뛰면 두 자릿수 승수는 해줘야 하고, 권혁은 마무리로 쓸까 하는데 구종 하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이 제 역할을 해주면 다른 선수들이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영수와 권혁 역시 재도약이 필요한 선수들이다. 배영수는 올해 8승6패 ERA 5.45에 그쳤다. 삼성이 3년 이상 재계약을 받아들이지 못한 이유다. 권혁도 최근 안지만, 차우찬, 심창민 등 삼성 필승조에서 밀려 기회를 찾아 한화로 왔다. 김 감독이 두 선수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제스처는 취하지 않았어도 송은범에 전한 강한 메시지를 받아들여야 할 이유다.
선수들도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배영수는 "감독님과 함께 하고 싶었다"면서 "선발이면 10승 이상을 하고, 타이틀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다짐했고, 권혁도 "최근 2년 동안 벤치에 있는 날이 더 많았는데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면서 "감독님과 처음인데 기분좋은 긴장과 설렘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