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디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KDI의 주장은 과하다"며 "디플레 대응은 금리인하로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앞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이 3.5%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디플레이션이라 할 수 없어" 반박= 이 총재는 "이 논리는 저성장과 저물가 고착화에 대한 우려에서 내놓은 것일 것"이라며 "3%대 성장과 1%대의 물가를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두 차례에 금리인하에도 실물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지금의 경기 상황이 경기순환적 이유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최근 주춤한 것도 통화정책으로만 대응했기 때문"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를 치유하지 않고서는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잠재성장률과 관련해 "고령화 진전에 따른 인구구조 문제, 글로벌 위기 이후 투자부진 등이 이어져온 것을 감안하면 방향 자체는 잠재성장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단계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물가안정목표제 설정 최대한 앞당길 것"= 물가는 상당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유가가 하반기에 3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앞으로 소비자물가를 상당폭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물가안정목표치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적정 물가수준을 조기에 바꾸는 것보다 새로운 3년 목표치가 설정되는 2016년부터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2016년에 물가목표제 설정을 내년 초나 상반기 중에 하도록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했다.
이 총재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겠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그는 "두 달간의 변화를 보면 3.9% 전망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울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0월초 내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제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