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국내 최대 규모로 지난 10월에 개장했다. 연면적 1만 1,240㎡에 5,220톤의 물이 채워져 있고, 650종 5,000여 마리의 생물이 살고 있다. 더욱이 이 아쿠아리움 아래층인 지하 3~5층에는 주변 지역 2만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15만 4,000볼트급 석촌변전소가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도 롯데 측의 대응은 안이하기 짝이 없다. 누수는 지난 3일에 발견됐다. 아쿠아리움 지하 2층 메인 수조의 수중터널 구간에서 아크릴 수조와 콘크리트 사이의 실리콘 접합부위가 벌어져 물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는데, 구조상의 문제는 없다며 관람객이나 외부에 알리지 않은 채 쉬쉬하며 긴급 보수공사를 벌였을 뿐이다. 대형 수족관에서 미세한 누수가 발생하는 것은 통상적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수족관이 5천 톤이 넘는 물로 채워져 있어 엄청난 수압을 받게 되는 만큼 아무리 미세한 균열이라 해도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최악의 경우 수족관이 터져 관람객을 덮치고 변전소로 물이 쏟아지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두 달도 안 된 아쿠아리움에서 물이 샌다는 것은 사전에 충분한 안전점검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문을 열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누수가 발견되고도 제대로 알리지 않고 관람객을 계속 들여보내면서 땜질처방에 그쳤다는 것은 롯데의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지 않아도 제2롯데월드 저층부는 안전성 문제가 끊이지 않았고, 저층부의 조기 개장 뒤에도 바닥과 천장의 균열, 금속 구조물 낙하, 영화관 스크린과 좌석의 흔들림 등 문제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롯데월드 저층부는 개장 후 한 달 동안 36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문제를 덮으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전을 최우선으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정부도 문제가 있으면 영업을 중지시켜서라도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