슛을 던질 때마다 앞에 수비수가 있고 없고를 떠나 항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프로농구 전주 KCC의 가드 신명호. 여전히 외곽슛이 부진하다는 취재진의 말에 허재 감독이 남긴 재치있는 대답이다.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KCC의 정규리그 경기.
신명호는 변함없이 일관성을 발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신명호의 외곽슛 실패가 공격리바운드로 이어져 KCC의 득점으로 연결될 때가 많았다.
신명호 만 야투 부진에 시달린 것은 아니다. 양 팀을 통틀어 대다수의 선수들이 그랬다.
오픈 기회가 생길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작은 술렁임이 생겼다. 슛에 대한 기대감이 아쉬움 섞인 탄식으로 끝날 때가 많았다.
3쿼터까지 KCC의 야투 성공률과 3점슛 성공률은 각각 40, 20%. SK는 각각 35%, 22%였다.
하지만 농구는 가끔 '4쿼터를 위한 게임'처럼 보인다. 4쿼터 승부처에서 터진 단비같은 3점슛 2방에 KCC가 기사회생했다.
KCC가 애런 헤인즈의 공세를 막지 못해 70-71 역전을 허용한 종료 2분31초 전 김태홍이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던진 3점슛이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SK는 헤인즈의 득점으로 72-73으로 추격했다. KCC는 이번에도 공격제한시간에 쫓겼다. 앞서 7개의 3점슛을 모두 놓친 김지후가 공을 잡았다. 어쩔 수 없이 던졌다. 그런데 공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다.
KCC는 순식간에 점수차를 벌렸고 승기를 잡았다. 결국 KCC는 SK의 3연승 도전을 가로막고 82-72로 승리, 2연승을 달렸다.
2쿼터까지 앞서간 팀은 KCC였다. 38-36으로 끝냈다. 하승진이 전반에서만 15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한 덕분이다. 하승진은 공격리바운드 5개를 잡았고 대부분 쉬운 골밑슛으로 연결시켰다.
하승진은 2쿼터 막판의 발목 부상 탓인지 3쿼터 중반 이후 줄곧 벤치를 지켰다. 그래도 KCC는 58-55로 앞선 채 3쿼터를 마무리 했다. 3쿼터 10분 동안 10점을 몰아넣은 타일러 윌커슨 덕분이다.
양팀 모두 일관성은 있었다. 외곽슛이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는 끝날 때까지 접전 양상으로 이어졌다. 득점이 많진 않았지만 긴장감은 높았다. 긴장감 속에서 터진 3점슛 2방이 결국 승패를 갈라놓았다. 특히 김지후의 한방이 컸다. 반면, SK의 외곽은 끝까지 침묵을 지켰다. 3점슛 26개 중 5개 성공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