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골든글러브는 외국인 선수에게 쉽게 열리지 않는 문이었다.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당시 KIA)를 마지막으로 외국인 선수의 골든글러브 수상은 없었다. 하지만 앤디 밴 헤켄(넥센)이 외국인 선수로는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밴 헤켄은 시즌이 끝난 뒤 집이 위치한 미국 미시건에 머물렀다. 보통 외국인 선수들은 시상식에 참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밴 헤켄은 구단의 초청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찾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그만큼 압도적인 성적이었다.
20승6패 평균자책점 3.51. 넥센의 에이스로 활약했고, 무엇보다 2007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이후 7년 만에 20승 투수가 됐다. 릭 밴덴헐크(삼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경쟁자도 없었다. 수상이 유력했던 덕분에 잠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맡길 수 있었다.
밴 헤켄은 9일 시상식에 앞서 "팀에서 상 탈 확률이 높으니 오는 게 어떠냐고 초청했다"면서 "내가 생각해도 확률이 높다"고 웃었다.
당연히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밴 헤켄의 몫이었다. 밴 헤켄은 321표 가운데 278표를 받아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결정됐다. 34표를 받은 밴덴헐크를 비롯한 나머지 후보들을 여유있게 제쳤다.
밴 헤켄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또 자신감을 심어주고, 신뢰를 보내준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한다.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항상 응원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특히 전 동료였던 브랜든 나이트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나이트는 밴 헤켄보다 1년 먼저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올해 부진하면서 시즌 중반 팀을 떠났지만, 지난해에는 최고의 성적을 내고도 손승락(넥센)에게 골든글러브를 내줬던 넥센의 에이스였다. 특히 한국 무대를 먼저 밟은 만큼 밴 헤켄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나이트다.
밴 헤켄은 "나이트도 고맙다"면서 "한국에서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그리고 야구장 내외에서의 행동에 대해 알려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