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읽어도 재밌는 동물생태만화 '스톱'

영장류과학자 형이 쓰고, 그래픽노블 작가 동생이 그려

어린이 동물생태만화 '스톱!'(STOP!) 시리즈가 최근 9권(제목: 세계환경회의와 동물대표)으로 완간됐다. 이 만화책은 야생 영장류 과학자인 형 김산하(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씨가 쓰고, 그래픽노블 작가인 동생 김한민 씨가 그렸다.


형제는 어릴적부터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아시아, 유럽 등지를 오가며 여러 동물을 키우고 관찰했다. 한 방을 썼던 형제는 밤새워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다. 형은 긴팔원숭이에 대한 연구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행동생태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동생은 서울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이 책의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왔을까. 김산하 씨는 최근 CBS노컷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스라소니가 토끼를 덮치려는 순간, 모든 걸 멈추고 양쪽 이야기를 들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책은 '지니'가 "스톱"을 외치면 모든 것이 멈춰지고 동물과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1~5권은 동물의 특징과 생태, 동물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6~9권은 인간의 행동이 동물과 상태계에 미치는 문제를 동물의 시각에서 보여준다.

동물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동물원의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는 사막여우, 고릴라, 구름표범 등은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울상이고, 코끼리는 "동물원의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때문에 발병이 났다"고 슬퍼한다. 또 참다랑어는 "인간들이 음파탐지 같은 첨단기술까지 동원해 모조리 잡는 바람에 멸종 위기에 처했다"고 분노한다.

동물에 대한 작가들의 경험과 지식이 온전히 녹아든 덕분에 '스톱!'은 어린이용이지만 성인이 읽어도 재밌고 유익하다. 김산하 작가는 "성인 독자의 반응이 의외로 좋다. 바쁜 일상 탓에 잊고 살지만 성인들도 환경에 관심이 많다. 내재되어 있던 환경의식이 책을 보면서 발현되는 것 같다"고 했다.

"험난한 세상에서 느릿느릿한 삶의 방식을 고수하는 거북이에게 애정을 느낀다"는 김산하 작가는 "사마귀 같은 곤충을 소재로 한 동화책을 구상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동물과 자연에 감사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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